연매출 300조 시대 열었지만…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70%↓(종합)
'반도체 혹한기' 맞은 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단일 기업 최초로 연매출 300조 원을 달성했지만, 4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70% 가까이 추락하는 등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0조 원, 영업이익 4조3000억 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6일 발표했다.
2021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8.58%, 영업이익은 69%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2021년 4분기 매출은 76조5700억 원, 영업이익은 13조8700억 원이었다.
매출 76조7817억 원, 영업이익 10조8520억 원을 기록한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8.83%, 60.37% 줄었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5조 원 아래로 내려간 건 2014년 4분기(4조600억 원) 이후 약 8년 만이다.
이날 발표된 잠정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어닝 쇼크'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분석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 원 수준이다.
삼성전자를 향한 증권가의 눈높이는 지속해서 낮아졌다. 당초 12월 중순까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조 원을 넘었지만, 보름 만에 1조 원이나 대폭 낮아졌다. 이후 실적 발표일이 다가오면서 6조 원대로 하향 조정됐다.
연간 기준 매출 30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위안거리다. 국내 기업 최초의 기록이다. 4분기까지 삼성전자의 누적 매출액은 301조7700억 원으로, 종전 최고치(279조6000억 원)보다 7.93%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3조37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51조6300억 원)과 비교하면 16% 감소했다.
4분기 실적 부진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혹한기'에 진입하면서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을 이끄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에너지 가격 급등, 중국 봉쇄, 인플레이션 등 부정적 요인에 따라 전자·IT 기기 수요가 줄면서 판가 하락과 재고 증가라는 악재에 직면했다.
이날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사업별 잠정 실적 설명 자료를 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은 글로벌 고금리 상황 지속과 경기 침체 전망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고객사들이 긴축 재정 기조를 강화하며 전반적인 재고 조정 영향으로 4분기 구매 수요가 예상 대비 대폭 감소했다"며 "또 공급사들의 재고 증가에 따른 재고 소진 압박 심화로 가격이 분기 중 지속 하락해 가격 하락 폭도 당초 전망 대비 확대되며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MX(모바일경험)의 경우도 매크로 이슈 지속에 따른 수요 약세로 스마트폰 판매가 줄며 이익이 감소했다"며 "가전 사업은 시장 수요 부진과 원가 부담이 지속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가파른 수요 감소와 판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대비 17%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회복은 빨라야 오는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잠정 실적은 회계 결산이 끝나기 전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하는 수치다. 부문별 실적 등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31일 공개된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실적 예상치를 제공하고, 2010년 국제회계기준을 선적용함으로써 글로벌 스탠다드에 입각한 정보 제공을 통해 투자자들이 보다 정확한 실적 예측과 기업 가치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주주가치를 제고해왔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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