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WBC]"내 공만 던지면 됩니다" 태극마크 삼수 성공, 정우영에게 남다른 무대
시작부터 범상치 않았다. 2019년 스프링캠프에서 이제 막 프로 유니폼을 입은 고졸신인 투수가 거포들을 압도했다. 3월 스프링캠프 평가전에서 최정을 잡아내더니 개막 일주일 만에 필승조로 올라섰다. 그만큼 공이 위력적이다. 마치 춤을 추듯 움직이는 투심 패스트볼이 안정적으로 스트라이크존 안에서 형성됐다.
그래서 늘 국가대표 선발 후보군에 포함됐다. 2019시즌 후 열린 프리미어19부터 2020 도쿄올림픽까지 예비 명단에는 그의 이름이 있었다. 하지만 최종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그래도 4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국가대표 삼수 끝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LG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24) 얘기다.
겨울마다 흘린 굵직한 땀방울이 만든 결과다. 프로 첫 해 신인왕을 차지했고 늘 필승조에 자리했으나 만족하지 않았다. 변화구 연마부터 투구판 위치 변경까지 투수라면 누구나 하는 시도 외에 자신의 몸을 180도 바꾸는 모험까지 강행했다. 1년 전 가혹할 정도로 식사량을 늘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임해 증량에 성공했는데 이는 고스란히 구위 증가로 이어졌다. 1년 사이 투심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146.7㎞에서 151.5㎞로 향상됐다. 2022시즌 35홀드로 홀드왕 타이틀도 거머 쥐었다.
자연스럽게 정우영의 투심 패스트볼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구 반열에 올랐다.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 역시 정우영이 등판할 때마다 스피드건과 카메라를 다시 세팅하고 부지런히 보고서를 작성했다. 한 내셔널리그 구단 스카우트는 “MLB에서도 흥미를 느낄 수밖에 없는 공이다. 투구폼부터 공의 움직임까지 모든 게 낯설고 위력적이다. 예전부터 지켜봤는데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라고 정우영을 평가했다.
정우영의 궁극적인 목표도 태평양 너머에 있다. 그래서 MLB 선수들과 맞붙을 수 있는 이번 WBC가 소중하다. 정우영은 간절했던 대표팀 선발을 이룬 소감으로 “오히려 이전보다 덤덤했던 것 같다. 예전에는 표출도 하고 그만큼 의식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차분하게 기다리며 준비했다. 그래도 막상 이렇게 선발이 되니 정말 기쁘다”면서 “잘 할 자신이 있다. 서로 낯선 상태로 맞붙는데 나와 같은 중간투수에게 더 유리할 수 있는 대회일 것 같다. 정말 톱클래스 선수들과 맞붙는 것 만으로도 큰 동기부여가 되고 기대도 된다. 감독님께서 출전시켜 주시면 모든 경기 등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우영은 2라운드를 통과해 다시 4강 신화를 이루고 미국과 상대하는 그림도 그렸다. 그는 “미국 선수들과 맞붙고 싶다. 미국과 붙으려면 우리가 미국까지 가야 하는데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물론 눈앞의 상대인 일본부터 이겨야 한다. 한일전에 대한 관심이 클 텐데 일본 타자들부터 잘 잡아내겠다. 월드컵에서 축구가 사랑받는 모습 보면서 부러웠는데 우리 야구도 다시 국민들께 사랑받기 위해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정우영은 새로운 모습도 예고했다. 이번 겨울 연마하고 있는 세트 포지션을 WBC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정우영은 “꾸준히 훈련하고 있는 만큼 캠프에서도 이 세트 포지션을 유지하려 한다. 이전보다 간결하게 던지지만 구위나 무브먼트가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면서 “내 공만 던진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번 겨울에는 예전보다 일찍 준비를 많이 했다. 해외 구단 관계자 분들도 나를 볼텐데 지금까지 구위만 잘 유지해서 보여주면 평가는 잘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재차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정우영의 야구 시작점도 WBC와 맞닿아 있다. 정우영은 만 10세였던 2009 WBC에서 사이드암 투수 임창용의 호투를 보고 야구에 흥미를 느꼈다. 임창용과 같은 강한 구위를 지닌 사이드암 투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14년 후 WBC 무대에 직접 오른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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