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릿’ 키우기, 우울증 예방에 도움된다
우울증 예방을 위해 ‘열정과 끈기 개발’(GRIT)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도에 직장인의 생산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질병’으로 우울증이 꼽았다. 최근 근로자의 우울을 예방하기 위해 단점을 수정하는 것보다 강점을 발달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춘 긍정심리학적 관점이 주목받는다. 목표를 끝까지 해내는 힘으로 정의되는 ‘그릿’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원장 신현철)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조성준·정슬아 교수(사진 왼쪽부터) 연구팀은 2020~2022년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의 심케어 서비스(직장인 마음건강 증진 서비스)를 이용한 우리나라 근로자 1만 1422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 그릿은 8문항의 ‘GRIT 척도검사’를 통해 측정했다. 결과값이 높을수록 높은 끈기 또는 열정을 지닌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우울증은 ‘CES-D 척도검사’를 통해 측정했다. 결과값이 높을수록 우울 증상이 심한 것을 뜻한다.
그 결과, 그릿이 높은 근로자일수록 스트레스를 적게 경험하고 통제감을 높게 인지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우울 증상을 적게 느꼈다. 그릿은 미국의 심리학자인 앤젤라 더크워스가 개념화한 용어로, 목표한 바를 열망하고 해내는 열정과 난관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고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끈기를 뜻한다. 그릿은 의도된 연습, 높은 목적의식, 긍정적인 사고, 허용적인 양육방식, 성취 경험 등을 통해 학창 시절 주로 형성된다고 알려져 있다.
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직장인의 우울증 발생에 있어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높은 열정과 끈기가 예방인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우울증 예방을 위해 학창 시절 열정과 끈기를 키우는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시사한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추후 직장인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 개인적 자원에 대한 분석과 이러한 자원을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Brain Sciences)에 게재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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