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임추위 가동… 전현직·관료 출신 물밑경쟁 치열

이남의 기자 2023. 1. 6.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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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우리금융
우리금융지주가 오는 18일 차기 회장을 선임하기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가동키로 한 가운데 도전자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금융에서 주요 직위를 두루 역임한 전현직 인사와 관료 출신 인사까지 차기 우리금융 회장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라임펀드 부실 판매로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회장도 거취를 결정하지 않아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오는 18일 임추위를 가동하고 차기 회장을 뽑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우리금융 주주총회는 통상 3월 말 열리기 때문에 최소 21일 전에 소집통지가 이뤄져야 한다. 사내이사 선임에 관한 안건도 같이 공시될 예정이다.


상업·한일은행 출신, 전·현직 인사 8명 물밑 경쟁


차기 회장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인사 중 전직 인사는 황록 전 신보 이사장, 남기명 전 부문장, 권광석 전 행장, 정원재 전 사장,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등이다.

1956년생인 황 전 이사장은 상업은행에 입행한 뒤 우리아메리카은행 이사, 우리은행 글로벌사업단장, 우리은행 부행장,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 우리파이낸셜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남기명 전 부문장은 1958년생으로 상업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외환사업단장 상무, 경영기획본부 부행장, 개인고객본부 집행부행장, 국내그룹장 등을 지냈다.

1963년생 권광석 전 행장은 상업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미국 워싱턴 지점 영업본부장, 무역센터금융센터장, 우리금융지주 홍보실장, 우리은행 대외협력단장과 IB그룹장을 역임했다. 2020년 3월 우리은행장으로 선임돼 2년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3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원재 전 사장은 1959년생으로 한일은행에 입행해 서천안지점장, 삼성동지점장, 충청영업본부장, 마케팅지원단장, 영업지원 및 HR그룹 부문장 등을 거쳐 2018년부터 3년간 우리카드 사장을 지냈다.

1956년생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은 우리은행에서 런던지점장, 중앙기업영업본부장, 준법감시인, 업무지원본부장, 미래전략본부 부사장, 시너지추진본부 본부장, 수석부행장, 우리금융 시너지추진본부 전무, 우리투자증권 자문역 등을 역임했다.

현직 인사는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 사업지원총괄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등이다. 이원덕 행장은 1962년생으로 우리은행에 입행해 전략·재무·인수합병(M&A)·디지털·자금 등 그룹 내 핵심 업무를 맡았고 지난해 2월부터 행장직을 맡고 있다.

1961년생 박화재 사장은 우리은행에 입행한 후 주택금융사업단장과 서초영업본부장, 여신그룹 담당 부행장 등을 거친 그룹 내 대표적인 영업통이다. 지난해 초 신설 지주사의 사장에 오르면서 그룹 업무를 일임받아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우리종금 등 계열사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1962년생 김정기 사장은 상업은행에 입행한 후 우리은행 업무지원그룹 상무, 기업그룹 부행장, 영업 지원 부문장 겸 HR 그룹 부행장, 우리금융지주 사업관리 부문 부사장 등을 역임한 후 지난 2020년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조준희·임종룡 등 친정부 인사 거론… '관치금융' 우려


관료 출신 인사는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1954년생 조준희 전 행장은 기업은행에 입행해 도쿄지점장, 종합기획부장, 개인고객본부장, 수석부행장 등을 거쳐 2010년 기업은행장에 올랐다. 이후 YTN 대표이사를 거쳐 2018년부터 송산특수엘리베이터 회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직능본부 금융산업지원본부장을 지냈다.

1959년생 임종룡 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 실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 실장 등을 역임한 뒤 NH농협지주 회장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냈다. 임 전 위원장은 이번 정부에서 초대 경제부총리 후보군에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금융권은 손태승 회장의 거취를 두고 이사회의 고민이 길어질수록 외부 인사가 차기 회장에 오는 관치금융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내부에선 '어렵게 완전 민영화가 된 만큼 내부 출신 인사가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됐다.

지난 2021년 우리금융이 민영화를 이루기 전까지 20년간 6차례에 걸쳐 수장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의 거취 결정이 길어지는 가운데 전현직 내부 출신 외에 관료 출신 외부 인사들이 대거 회장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며 "임추위가 본격 가동되면 최근 금융권에 이어지는 '모피아' 인사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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