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현장] K테크 전시관에 길게 늘어선 줄…10만 참관객 '와글와글'
日소니 전기차·니콘 로봇팔 등 관심…中전시관은 한산
(라스베이거스=뉴스1) 노우리 김민성 기자 = “3, 2, 1!”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3’ 개막날인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이른 오전부터 전시장 입구는 수천명 인파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공식 개막시간인 오전 10시가 다가오자 모두가 소리 높여 카운트타운을 외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참가를 포기한 지난해 CES와는 전체적인 분위기부터가 달랐다.
참관객들의 얼굴엔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최대 규모로 문을 여는 행사라 반가운 감정이 잔뜩 어려 있었다. 매년 CES에 참가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체감 인원은 지난해와 비교해 3배 이상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CES를 주최하는 CTA(소비자기술협회)에 따르면 CES 2023에는 173개국 30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한국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 SK, HD현대, 현대모비스 등 550개가 CES 전시장에 깃발을 꽂았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가 일제히 전시관을 마련한 미국(1500개)에 이어 한국이 두번째다. 참관객 수 역시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LG를 필두로 한국 기업의 존재감은 전시관 곳곳에서 드러났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60장을 이어 붙인 LG전자의 초대형 조형물 ‘올레드 지평선(OLED Horizon)’은 압도적인 관심을 끌었다. 개막 직후 전시장에 들어서는 참관객들이 일제히 이 조형물을 찍느라 줄이 밀릴 정도였다.
삼성전자와 SK 부스에도 개막 직후 오전 내내 참관을 위한 긴 줄이 늘어섰다. 삼성전자는 참가업체 중 가장 넓은 3368㎡(약 1019평)의 전시장을 지속가능(Sustainability)과 스마트싱스(SmartThings)로 가득 채웠다.
SK 전시관에는 실물 크기의 UAM 가상 체험 시뮬레이터 체험을 위한 인파가 개막 직후 오전 내내 끊이지 않았다. SK그룹은 올해 전기차 배터리·UAM·SMR(소형모듈원전) 등 40여개 친환경 기술과 제품을 지난해 대비 약 25% 늘어난 1233㎡ 규모 전시관에 담았다.
모빌리티 기업들의 부스가 밀집한 웨스트홀은 CES 터줏대감 기업들이 모여 있는 메인홀만큼이나 많은 관심을 끌었다.
모빌리티 기업들의 부스가 밀집한 웨스트홀에서 가장 붐빈 곳은 단연 현대모비스였다. 올해 CES에 현대차·기아가 별도로 부스를 내지 않으면서 현대모비스에 관심이 더욱 쏠린 듯 했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이 미디어 쇼케이스 연사로 나서 미래형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콘셉트 '엠비전 TO'와 '엠비전 HI'를 공개하자 부스를 둘러싸고 있던 참관객들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CES에 처음으로 오픈 부스를 마련한 LG이노텍도 붐비긴 마찬가지였다. 부스 중앙에 있는 차량 모형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적지 않았다. 이 모형엔 자율주행에 꼭 필요한 LG이노텍의 전장 부품 16개가 탑재됐다.
작년 CES에선 대거 불참해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일본 전자기업들도 올해는 상대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소니는 혼다와 합작해 만든 첫 전기차 '아필라'(Afeela), 니콘은 사람의 시력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초소형 부품을 빠르게 식별해 처리하는 산업용 로봇팔을 공개했다. 두 기업의 주력 제품인 가전과 카메라 근처는 한산했던 반면, 아필라와 로봇팔의 경우 둘러싼 인파가 끊이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몇 년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일본 기업들이 올해는 약진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반면 미·중 무역 갈등 이후 참여도가 떨어진 중국 기업들은 전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미국 시장 개척에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하이센스와 TCL 등 일부 가전 기업들이 현장에 부스를 마련했지만 눈에 띄는 신제품 전시가 없는 탓에 대체로 한산했다. TCL의 경우 부스 내 조성한 게이밍 존이 기존 한국기업 전시 테마와 디자인을 모방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we122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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