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출전하는 WBC' 최정 "박병호와 함께여서 더 기쁘다"

하남직 2023. 1. 6.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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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대표팀 뽑힌 2009 WBC, 두 번째 2013 WBC와는 다른 설렘"
최정 '홈런 하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최정(36·SSG 랜더스)은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명단을 본 뒤 묘한 감정을 느꼈다.

"2009년 WBC에 처음 뽑혔을 때와 느낌이 또 다르더라고요. 그땐 그냥 신났는데 지금은 뿌듯함과 긴장감, 여러 감정이 섞였습니다."

이강철(57) 대표팀 감독은 지난 4일 WBC 최종 엔트리(30명)를 확정했다.

이번 대표팀 최고참은 1986년 2월생 이지영(키움 히어로즈)이다.

그러나 프로 생활은 최정과 박병호(37·kt wiz)가 가장 먼저 시작했다.

이지영은 2008년, 최정과 박병호는 2005년에 KBO리그 무대에 뛰어들었다.

최정은 1987년 2월생 박병호는 1986년 7월생이지만 둘은 친구 사이다.

고교 시절 청소년 대표팀에 함께 뛰면서 친분을 쌓고, 프로 생활도 같은 해에 시작한 둘은 "응원하는 사이"라고 서로를 소개한다.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개인 훈련을 하던 최정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WBC 대표팀은 2013년 이후 10년만, 대표팀은 2019년 프리미어12 이후 4년 만에 뽑혔다"고 떠올렸다.

그는 "이번 대표팀은 신구조화를 잘 이룬 것 같다. 나와 병호가 최고참급이더라. 2002년생 이의리와는 나이 차가 꽤 많다"고 웃으며 "어느 팀에나 베테랑이 맡아야 할 역할이 있다.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생긴다"고 했다.

이어 "지난 시즌 홈런왕 박병호를 보며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병호는 9월에 발목 부상을 당하고도 10월에 복귀하고, 이번에 WBC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친구지만, 정말 대단하다"며 "개인적으로는 병호와 함께 대표팀에 뽑혀서 매우 기쁘다. 의지도 된다. 함께 대표팀에서 뛰는 마지막 대회가 될 수 있으니, 좋은 성과를 내고 좋은 추억을 쌓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정, 골든글러브 3루수 부문 수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정과 박병호는 공수 능력을 겸비한 우타 거포다.

둘은 KBO리그 현역 홈런 1위(최정 429개)와 2위(박병호 362개)에 자리하고 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2022년에도 후배들을 제치고 3루수(최정)와 1루수(박병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강철 감독은 최정과 박병호의 경험과 실력을 높이 평가했고, WBC 대표팀에 뽑았다.

2006년 WBC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 2009년 WBC 준우승의 성과를 내며 국제대회에서 주목받던 한국 야구는 2013년과 2017년 WBC에서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도 4위에 그쳤다.

소감 말하는 1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 박병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정은 2009년 WBC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서 준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반면 2013년 WBC에서는 1라운드 탈락의 아쉬움을 느꼈다.

그는 "이번 대회는 한국 야구팬들께 보답할 기회다. 몇 위를 하겠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어떤 팀을 만나도 무기력하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 경기해서 한국 야구를 아끼시고 때론 실망도 하셨을 팬들께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WBC가 2017년 이후 6년 만에 열리면서, 이번 한국 대표팀에는 WBC를 경험한 선수가 많지 않다.

최정은 "우리 젊은 선수들에게 딱히 조언할 건 없다. 다들 실력이 있고, 의욕도 있다"고 말하면서도 "2009년 WBC 때 나는 주전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를 치르는 게 정말 좋았다. 높이 올라갈수록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대단한 선수들과 자주 만날 수 있다. 후배들에게 이런 말이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09년 WBC 대표팀에 뽑힌 최정 [연합뉴스 자료사진]

프로 19년 차가 된 최정에게도 3월 9일(호주전)에 시작하는 WBC 일정은 부담스럽다.

최정은 "개인적으로 2013년 WBC는 너무 일찍 몸 상태를 끌어올리다가, 조금 지친 상태로 1라운드를 치른 경험이 있다"며 "3월 말 또는 4월 초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준비하던 때보다는 속력을 내야 하지만, 너무 빨리 몸 상태를 올리면 독이 될 수도 있다. WBC 첫 경기를 치르는 3월 9일부터 감각이 상승 곡선을 탈 수 있도록 세밀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거의 매일 SSG랜더스필드로 출근해 개인 훈련을 하는 최정은 1월 30일 미국 플로리다주로 떠나는 SSG 선수단보다 조금 빨리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다.

2월 14일에는 미국 애리조나주로 건너가 WBC 대표팀 훈련을 시작한다.

최정은 "30대 중반에도 대표팀에 뽑혀 메이저리거가 대거 나오는 WBC에 출전하게 돼 영광"이라며 "이런 특권을 누리려면 그만큼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팬들, 대표팀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WBC를 치르겠다"고 약속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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