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대대적 동원령' 요청한 러 전사자 미망인 단체 왜?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한 전사자 훈장 수여식에서 한 미망인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서울경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사한 러시아군의 미망인 단체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대규모 동원령과 국경 봉쇄를 요청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군인들의 미망인’이라는 이름의 이 단체는 최근 텔레그램 채널에 푸틴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호소문을 올렸다.

단체는 “푸틴 대통령에게 대규모 징집을 촉구한다”면서 “징집 대상 연령의 러시아 남성 출국을 금지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남편들은 이 남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죽었다”라며 “그들이 도망치면 누가 우리를 보호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전에 파견할 병력 보충을 위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부분 동원령을 내렸다. 당시 약 30만 명의 예비군들을 징집했지만 수십만 명의 남성들이 징집을 피해 외국으로 도피했다.

크렘린궁은 이 단체의 요청에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는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추가 징집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으나 올해 신년사에서 “조국을 수호하는 것은 조상과 후손에 대한 신성한 의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승리를 다짐했다.

러시아 전사자들의 미망인 단체는 지난해 12월 초 텔레그램 채널을 개설하고, 전황 뉴스 공유·전사자 부인들에 대한 지원 등의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이 단체에는 3300여 명이 등록돼 있으며 단체를 결성한 사람들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대통령 행정실과 밀접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종호 기자 phill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