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혁신도시

김지은 기자 2023. 1. 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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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KTX 20분, 차로 1시간쯤 걸리는 곳에 고향이 있다.

혁신도시라는 단어도 김천이 지정되면서 처음 접했다.

대전은 2020년 충남과 함께 혁신도시 시즌 2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혁신도시를 명분으로 대전을 떠난 기관들이 한 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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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대전에서 KTX 20분, 차로 1시간쯤 걸리는 곳에 고향이 있다. 경북 김천이라는 도시다.

혁신도시라는 단어도 김천이 지정되면서 처음 접했다. 당시 어린 나이었지만 거실에서 가족들과 TV를 보던 중 혁신도시 지정 뉴스를 봤던 기억도 어렴풋이 난다.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기술 등 공공기관 이전과 함께 허허벌판이었던 곳엔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섰다.

고향 친구들을 만날 때 주로 '시내'에서 약속장소를 잡았다면, 이제 '혁신'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혁신도시로 지정된 동네가 발전을 거듭했다고 볼 수 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계기로 성장 거점지역에 조성되는 미래형 도시, 혁신도시의 의미다.

대전은 2020년 충남과 함께 혁신도시 시즌 2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당시엔 기자로서 해당 소식을 접했다. 경사나 다름없었다.

혁신도시 지정에서 제외됐던 충청이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 있게 됐던 탓이다.

동서간의 격차가 큰 대전에겐 역세권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기도 했다.

지지부진했던 혁신도시 시즌 2는 정부가 360개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한다고 밝히며 전국의 지자체가 물밑 경쟁에 들어간 모습이다.

'서울 공화국'을 타파하자는 기치 아래 하나가 된 지자체는 그 안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전의 강점은 지리적 요인이다. 교통의 중심이며 수도권과 보다 가깝다는 이점도 있다. 지방으로 이전해야 하는 기관 입장에선 대전에 오고싶은 이유가 될 수 있다.

타 지자체 입장에선 대전의 강점에 하소연할 수도 있겠지만 '탈 대전'으로 곤욕을 치렀던 대전이기에 빛을 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최근 몇 년 사이 혁신도시를 명분으로 대전을 떠난 기관들이 한 둘이 아니다. 다른 동네도 아닌 바로 옆 동네 세종, 내포, 오송·오창으로 이전했다.

그 안에 복잡한 셈법이 작용했으리라 믿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나진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 책임론이 불거졌고 이에 한 정치인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

다시 봐도 이는 면피용이라는 생각이 가시질 않지만 이젠 그 발언에 책임을 질 때다.

그의 약속이 올해 가시화되어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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