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커넥트’ 미이케 다카시 감독 “정해인 달달, 고경표 순수해”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ksy70111@mkinternet.com) 2023. 1. 6. 07: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커넥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음악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 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인터뷰①에 이어)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그동안 100여 편의 작품에 참여했으나, 한국에서 작업한 것은 ‘커넥트’가 처음이다. 일본과 한국의 제작 환경은 어떻게 다를까.

그는 “일본이나 한국이나 대본과 감독의 감각을 중심으로 촬영하는 점은 같다. 하지만 한국은 분업화 되어 있더라. 한 명 한 명이 모두 스페셜리스트더라. 이들을 어떻게 연계하는지에 따라 좌우되는게 있더라”고 말했다. 다만 “‘커넥트’ 현장에는 영화와 드라마 스태프가 혼재되어 있어서 물과 기름 같은 부분도 있긴 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는 신장이나 눈 등 장기를 이식한 뒤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작품들이 많다. ‘커넥트’에서도 하동수의 눈이 오진섭에게 이식된 후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런데 미이케 감독은 “웹툰을 처음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제가 보던 만화와 비슷하지만 표현 방법이 전혀 다르더라고요. 음악에 여러 장르가 있는 것처럼 만화에도 여러 장르가 있는데 (일본 작품들은) 장기 적출같이 잔혹한 부분은 묘사를 하기 보다는 칼이 나오면 화면이 검게 변하고, 그 다음으로 신이 넘어가든지 글자나 음악만 들어가는 식이었습니다. 페이지도 리듬인데, 웹툰은 (만화와 달리) 스크롤로 내리는 방식이라 그런 것도 없고 이야기 전개가 빠르더라고요. 미지의 세계를 처음 접하는 충격이 있었습니다.”

미이케 감독이 원작을 영상으로 옮기면서 공들인 부분은 음악이었다. 첫화부터 마지막화까지 중간중간 흘러 나오는 하동수의 자작곡은 수많은 상의 끝에 완성된 곡이라고 했다.

그는 “화면이 심플하다는 점이 재미있지 않나.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다. 고요함, 심플함 속에서 고독감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이 들어갔으면 좋겠더라. 어떤 곡을 넣을지 수많은 상의 끝에 지금의 곡이 나왔다”면서 “같은 곡을 노래하더라도 누가 누래 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하동수와 제트(양동근 분), 그리고 원곡자인 선우정아가 부르는데 다 달라서 재미있고 마음에 들더라”고 흡족해했다.

그러면서 “제가 양동근의 팬이다. 김기덕 영화에 나왔던 양동근의 모습을 좋아한다. 함께 작품을 하면서 꿈이 하나 이뤄진 기분이다. 극 중 양동근이 자기 스타일로 곡을 어레인지 했는데 저는 그 음악이 가장 좋더라”고 말했다.

‘커넥트’의 상징적 오브제로 다수 시청자들은 ‘시체 아트’를 꼽을 것 같다. 오진섭이 사람들을 살해해 만든 ‘시체 아트’는 어떤 상징성을 가지고 있을까.

미이케 감독은 “각본가가 원작을 보고 진섭이란 인물이 뭔가를 남기려는 캐릭터이며, 삶에 대한 집착이 있다고 생각해 나온 것”이라며 “처음에는 사람에게 보디 메이크업을 해서 촬영하자고 했는데 스태프들이 ‘한국의 겨울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 (배우가) 얼어 죽을것’이라며 반대를 많이 해서 조형물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주장한대로 배우에게 메이크업을 해서 촬영했으면 진짜 큰일 났을 것 같다”고 한국의 겨울 날씨에 놀랐다고 했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배우 고경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커넥트’를 완성한 바탕에는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대본, 거장의 연출력과 더불어 배우들의 열연이 큰 몫을 했다. 미이케 감독은 배우들을 한 명씩 언급하며 칭찬했다.

먼저 하동수 역을 맡은 정해인에 대해서는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정해인이라는 배우를 처음 알게 됐다. 국민 남동생처럼 러블리하고 귀엽게 나오더라”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D.P.’를 보고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팬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크고,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어하더라. 팬들이 원하는 역할과, 자기가 하고 싶은 역할 사이에서 컨트롤을 잘해서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현장에서 느끼기도 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정해인은 정해인을 연기한다. 개인적으로 많이 만나는 것이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팬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항상 신경쓰더라. 내면은 이처럼 달달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며 “밥 먹으러 가자, 치킨 먹으러 가자고 스태프들에게 권유하기도 하고 친절하더라. 현장 분위기가 정해인이 들어오면 부드럽게 바뀌었다”고 정해인의 매력을 설명했다.

미이케 감독은 이어 “고경표는 악마”라며 “매력적이라 용서해버리고 만다”고 말해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처음 미팅에서 30분 늦게 왔다. 프로필 사진과 자료를 보니 굉장히 말라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통통하더라. ‘다이어트 실패했어요’라며 감출 생각도 안하더라. 재미있는 사람이다 싶어서 팬이 됐다”고 말했다.

사이코패스 살인마의 경우 대부분 작품에서 마른 캐릭터로 그려진다. ‘커넥트’에서 오진섭이 건장한 캐릭터로 묘사되는 것은 고경표가 다이어트에 실패한 것 때문일까.

미이케 감독은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촬영 전까지 살을 뺀다고 했는데 촬영장에는 더 쪄서 왔더라. ‘다이어트에 또 실패했다’면서 귀엽게 웃더라. 실패했으면서도 웃으면서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사이코패스의 힘이 아닐까 싶어서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진섭 역에 다양한 후보가 있었다. 고민했는데 고경표의 순수한 모습이 재미있어서 같이 연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또 “(촬영장에서) 모니터 보면서 한류 드라마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스스로 기뻐하며 촬영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커텍트’의 주인공 정해인, 고경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미이케 감독은 일본을 대표하는 센세이션한 작품들을 많이 만들었다. OTT 첫 도전작이자, 첫 한국 드라마 ‘커넥트’는 그의 필모그라피에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그는 “영화 감독은 재미있다.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영화제에 초청되거나, 내 작품이 세계를 돌아다니게 된다. 이로 인해 미이케 다카시라는 사람을 알게 된다. 이 작품을 제안해준 스튜디오 드래곤 측도 저와 개인적인 교류가 있던 게 아니라 과거 작품을 보고 저를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커넥트 되어 새로운 게 태어나는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사람들은 내가 한걸음씩 걸어왔다고 하던데, 나는 크게 점프해서 왔다고 생각한다. 방향이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다. 부산영화제에도 가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커넥트’로 처음 참가했다. 이런 부분들에 운명을 느낀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미이케 감독은 “일본 영화계에서는 제가 ‘커넥트’ 작업한 것을 두고 신기해 하더라. 스튜디오 드래곤과 작업한 것을 보면서 ‘‘사랑의 불시착2’ 찍는거냐’, ‘디즈니+에서 스트리밍 된다니 무슨 일이냐’며 시끄러웠다. ‘커넥트’ 덕분에 내 내일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OTT라는 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제 작품을 본 적 없는 사람들, 저를 모르는 (일본의) 10대, 20대들이 (‘커넥트’를) 봐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한다”고 일본의 젊은층과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길 원한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