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가 됐는데 왜 장이 안 열리죠?” [주경야독]
올해 증시 개장일이었던 지난 2일 오전에 ‘증시가 왜 안 열리지?’ 하셨던 분들 많으셨을 겁니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증시의 정규거래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입니다. 그런데 일년 중 딱 이틀, 새해 개장일과 수능일에는 개장시간이 오전 10시로 미뤄집니다.
지난해 수능일에 한 대형주가 개장하자마자 급락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한 외국인 투자자가 오전 9시부터 일정 시간 간격으로 매도주문을 내려했는데 이날 개장시간이 1시간 순연되면서 이 매도 물량이 오전 10시에 한번에 쏟아져나온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정규거래시간 앞뒤로 시간외 거래라고 하는 시장도 있습니다. 장전 시간외거래, 장후 시간외 종가거래, 장후 시간외 단일가 거래도 정규시장의 개장시간과 마감시간 변동의 영향을 받습니다.
이번에는 정규거래와 시간외거래의 차이점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규거래시간에는 수많은 주문이 쏟아지게 되는데요. 어느 주문을 먼저 체결시킬 것인가에 대한 원칙이 있습니다. 가격이 시간에 우선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가장 낮은 가격에 나온 매도 주문, 가격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매수 주문을 가장 먼저 체결합니다.
가격이 시간에, 시간이 수량에 우선한다…단 동시호가만 빼고
예를 들어 현재 1만원인 종목을 9980원에 매수 주문을 냈습니다. 그러다 이 가격에는 체결이 되지 않을 것 같아 현재가인 1만원으로 매수 호가를 변경했습니다. 그러면 먼저 주문이 들어가있던 9990원짜리 매수 주문보다 자신의 주문이 우선순위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동일한 가격의 주문이라면 먼저 주문을 낸 순서에 따라 체결시킵니다. 가격도 같고 동일한 시간에 주문이 나왔다면 더 많은 수량, 즉 금액이 큰 주문을 우선시합니다.
그런데 예외가 있습니다. 동시호가라는 게 있습니다. 개장 직전 30분인 오전 8시 30분부터 오전 9시까지, 장 마감 직전 10분간인 오후 3시 2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가 동시호가 시간입니다. 동시호가는 개장 직후 혹은 장마감 직전 대량의 주문으로 주가를 왜곡시키는 것을 막는 완충작용을 합니다.
동시호가 시간에는 주문이 실시간으로 체결되지 않습니다. 동시호가시간 동안 주문을 접수해서 오전 9시와 오후 3시 30분에 일괄적으로 체결합니다. 이렇게 체결된 가격이 그날의 시가와 종가가 되는 것입니다. 오후 3시 20분이 지나서 주문을 넣고 왜 체결이 안 되냐고 투덜대시는 분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정규거래시간이라 하더라도 동시호가 시간인 이 10분 동안은 실시간 체결이 되지 않습니다. 호가창에서 주가가 움직이는 것은 예상 종가라고 보시면 됩니다.
동시호가 시간에 들어온 주문은 시간 우선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즉 오후 3시 20분에 들어온 주문이든 오후 3시 29분에 들어온 주문이든 같은 시간에 접수된 것으로 간주합니다. 동시호가에 진입했다면 서두를 필요 없이 장 막판까지 주가를 찬찬히 지켜보다가 주문을 넣어도 됩니다.
동시호가 시간인데 꼭 이 종목을 사고 싶다면 현재 주가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을 써서 내는 것도 방법입니다. 현재 주가가 1만원이면 1만500원 정도의 매수 호가로 부르는 것입니다. 가격 우선의 원칙에 따라 이 주문이 1만원에 들어온 주문보다 우선순위를 갖게 됩니다. 1만500원의 매수 호가를 부르더라도 1만원에 체결될 수 있습니다. 매수자에게 1만원이 더 유리한 가격이기 때문입니다.
이날 꼭 주식을 사거나 팔아야 하는데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는 거래가 힘들다면 시간외 거래를 이용해야 합니다.
시간외 상한가에 속지 마세요
대부분의 증권사에서 시간외 주가를 별도의 화면에서 제공합니다. 시간외 단일가 거래가 진행되고 있더라도 현재가는 그날 종가로 고정돼있는 것입니다. 정규시간의 주문과 달리 시간외 거래는 별도의 창이 따로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에 시간외 거래를 자주 하지 않으신다면 어디서 주가를 확인하고 어떻게 주문을 내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규 시간 개장 직전과 마감 직후에 시간외 종가 거래가 진행됩니다. 장전 시간외 종가거래는 오전 8시 30분부터 10분간, 장후 시간외 종가 거래는 오후 3시 40분부터 20분간 열립니다. 말 그대로 종가로만 거래됩니다. 장전 종가거래는 전일 종가를, 장후 종가거래는 당일 종가를 기준으로 합니다. 주문을 낼 때 가격을 입력할 필요가 없이 수량만 입력하면 됩니다.
가격이 고정돼있다보니 특별한 호재나 악재가 터진 종목의 경우 특히나 체결이 되기 어렵습니다. 장마감과 동시에 호재가 나와서 사려고 하면 매수자는 몰리는데 그날 종가에 그대로 물량을 내놓을 매도자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후 4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간외 단일가 거래가 진행됩니다. 단일가라는 말이 종가와 헷갈릴 수 있습니다. 10분간 주문을 모아서 하나의 가격, 즉 단일가로 일괄 체결해준다는 의미입니다. 오후 4시 10분, 4시 20분, 이렇게 총 12번 거래가 체결되는 것입니다.
시간외 종가 거래와 달리 시간외 단일가 거래는 가격을 입력할 수 있습니다. 대신 가격 제한폭이 적습니다. 정규시간에는 상하한가가 ±30%인데요. 시간외 단일가에서는 ±10%입니다. 10분 사이에 들어온 주문은 모두 동일한 시간에 들어온 것으로 간주합니다. 결론적으로 동시호가와 같은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막상 시간외 거래를 해보면 주문 체결이 정말 쉽지 않습니다. 정규시간에 비해 거래량이 현격히 적기 때문입니다. 시간외 단일가의 경우도 10분에 한번 체결하는데다 가격제한폭이 작아 허수주문을 이용한 ‘장난질’이 많은 시장입니다.
굳이 시간외 거래 시장을 이용하기보다는 정규시장에서 다양한 주문 형태를 활용해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당일 꼭 주식을 팔아야 하는 경우라면 조건부 지정가로 팔면 됩니다. 장중에는 지정한 가격에 주식 매도 주문을 냈다가 미처 다 팔지 못한 잔량은 장 마감 때 종가로 매도하는 방식입니다.
주경야독,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공부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장이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홀로 꿋꿋이 공부하는 개미들의 편에 있겠습니다. ‘주’식과 ‘경’제 이‘야’기를 쉽게 풀어 여러분의 ‘독’학에 도움이 되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주경야독은 매주 금요일에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알고 싶은 얘기가 있으시다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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