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in제주] 인구밀집지엔 학교 부족…부속섬 학교는 '장기 휴교'
도심 학교는 과밀화 심각…첨단과기단지·오등봉 초교 신설 계획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단 한 명 있던 학생이 졸업해서 학교 문을 닫을 뻔했는데, 최근에 한 명이 전학 왔어요."
제주도의 부속 섬 추자도에 있는 추자초 신양분교장 관계자는 "추자초 본교에서 2학년 학생 1명이 전학 와서 다행히 휴교 위기는 벗어났다"며 학교 사정을 설명했다.
추자도에는 상추자도에 추자초 본교, 하추자도에 신양분교가 각각 있다.
이번에 신양분교장으로 전학 온 학생은 하추자에 거주하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학교생활을 하기 위해 추자초에 진학했다가 휴교 위기에 놓인 신양분교의 사정 등을 고려해 전학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양분교는 신양국민학교 본교로 운영되다가 학생 수 감소로 1999년 9월 분교장으로 격하됐다.
그 후로도 학생 수는 지속해서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신입생이 없었고 재학생도 6학년 1명뿐이었다.
휴교 위기는 벗어났지만 신양분교에서는 올해도 '나 홀로 수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024년에는 유치원에 입학할 나이의 아이들이 있어서 현재 휴원 상태인 병설유치원이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이 아이들이 진학한다면 신양분교 학생 수도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 있는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장 역시 올해도 문을 열기 어려워보인다.
마라분교는 2016년 2월 당시 유일한 학생이 졸업한 뒤 입학생이 없어서 1958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휴교에 들어간 이후 7년째 문을 닫아두고 있다.
최남단 학교라는 상징성과 도서 지역 특수성이 고려돼 폐교되지 않고 휴교 상태를 지속하며 언젠가 들어올 학생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휴교한 이후 마라도에 취학 연령의 아동들이 있었음에도 줄줄이 마라도 밖으로 나가 진학해 학교 문을 열지 못했다.
마라분교는 학생 수가 많을 때는 20여 명에 이르기도 했지만 1990년대 이후 한 자릿수에 머물다가 결국 학생이 없어 문을 열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가파도에 있는 본교인 가파초등학교는 1명이 입학할 예정이다.
또한 2019년부터 휴교 상태인 비양도의 한림초등학교 비양분교 역시 취학 아동이 없어서 학교 문을 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부속섬에서는 학생 수 감소로 휴교를 우려해야 하는 처지며 이밖에도 원도심이나 읍·면 지역 학교들은 저출산과 원도심 공동화, 이농·이촌 현상 속에 학생이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제주도 본섬에는 학생 수 급증으로 과대학교·과밀학급이 돼 어려움을 겪는 학교들이 있고, 학생 수용을 위해 학교 신설이 추진되는 곳도 있다.
제주시 아라초등학교는 아라지구 대단지 아파트 신축과 주택 개발 등이 추진되면서 유입되는 학생이 많아 과밀화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 됐다.
지난해 4월 1일 기준 학생 수 1천869명에 67학급 규모로 한라초(1천952명·70학급)에 이어 도내에서 2번째로 규모가 크며, 조만간 도내 최대 규모 학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실 부족으로 일부 학급은 모듈러 교실에서 생활하다가 지난해 10월 별관동 증축 공사가 완료돼 재배치가 이뤄졌다.
아라지구와 가까운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는 병설유치원을 포함한 가칭 월평초중 통합학교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월평초중은 총 38학급(유 5, 초 18, 중 12, 특수 3) 규모로 오는 2028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한다.
교육청은 월평초중 신설로 아라동 유치원 부족과 초·중학생 통학 불편 등의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라동은 만 3∼5세 학령인구가 약 1천300명에 달하나 공·사립유치원은 3개원·16학급에 정원이 약 400명으로 수용률이 30%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첨단과기단지 내 초등학생들은 현재 직선거리로 약 2.5㎞ 떨어진 영평초 등에 배치되고 있으나 통학 안전과 도로 여건상 도보 통학이 불가능하며 영평초 역시 교실 부족으로 모듈러 교실을 설치한 상태라 향후 예정된 첨단과기단지 2단지 개발로 추가 유입되는 학생은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아라동 지역 중학생 중 20%는 통학 시간이 편도 40∼50분 원거리 학교에 배정되고 있어서 학교 신설이 필요하다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제주시 외도동에는 제주시 서부지역 중학교 과대·과밀학급을 해소하고 원거리 통학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가칭 서부중학교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서부중 설립은 2018년부터 추진돼왔으나 토지 매입 문제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광수 교육감은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토지주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나 1월 말까지 토지 매각 의사를 밝혀주지 않는다면 수용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제주시 오등봉공원 일대에 1천429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이 추진되면서 이 지역에 유입될 학생을 수용하기 위한 초등학교 신설이 계획돼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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