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은 "현모양처 나와 안 맞아..딸 위해서는 닥치는 대로"[★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2023. 1. 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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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김나연 기자]
정가은 / 사진=비플릭스
방송인이자 배우이자 엄마, 딸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다는 정가은이 스크린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5일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별 볼일 없는 인생'(감독 서동헌)의 배우 정가은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별 볼일 없는 인생'은 죽기 직전 과거로 떠나게 된 '이선'이 자신의 옛 연인들을 마주하고 다시 한번 사랑을 찾으려는 내용의 타임슬립 판타지 멜로. 정가은은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되는 주인공 '이선' 역을 맡으며 영화 도전에 나섰다.

이날 정가은은 "지난해 늦겨울, 초봄 쯤에 대본을 받았고 감독님과 만났다. 영화 주연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대본을 받아보고, 역할이 처해있는 상황이 저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정 이입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극 중 '이선'의 엄마가 수능을 앞두고 사라진다. 엄청난 빚을 남겨두고 아이를 버리고 떠난 것"이라며 "엄마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저도 불리한 상황에 버려진 경험이 있다. 40대에 마주한 일이지만, 누군가에 의해서 힘든 상황에 놓인 적이 있어서 그런 걸 봤을 때 '나 이거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극 중 '이선'의 꿈은 현모양처로, 정가은 또한 그런 꿈을 꾼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20~30대 때는 능력 있는 멋진 남자를 만나서 방송일을 먹고 살기 위한 게 아니라 취미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근데 막상 (결혼을 해보니까) 현모양처는 저에게 안 맞더라. '이선'이 나중에 어떤 삶을 살지는 알 수 없지만 곧 깨닫지 않았을까 싶다"고 추측했다.

정가은 / 사진=비플릭스
특히 '별 볼일 없는 인생'의 감독은 주연 배우로 정가은을 고집했다. 정가은은 "처음에 얘기를 듣고 '사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제가 연기가 보증된 배우가 아니라서 의아했던 부분이 있었다. 감독님께 물어보니 대본 속 역할을 쓰던 도중 누군가가 '정가은 씨 어때요?'라는 말을 했고, 그 말을 듣자마자 '딱이다'라는 생각하셨다고 한다. 감독님이 느낌이 오셨던 것 같다. 저는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첫 영화 주연에 부담감도 있었을 터. 정가은은 "실제로 40대 중반인데 20대 역할을 해야 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외형적으로 봤을 떄 이질감이 들지 않아야 하니까 그 과정이 힘들었다. 단발이었는데 머리카락을 붙여보기도 하고, 피부과도 다니고 열심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예전에 주말 드라마를 준비할 때는 대본을 가지고 연기 선생님을 찾아가 대본이나 캐릭터 분석을 하고, 연습했는데 이번 작품은 대본 한 줄 한 줄을 어떻게 읽어야 하고, 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보다 감정에 충실히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주연 배우로서의 역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스태프 한 분 한 분을 배려하면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렸을 때는 다른 분들이 얼마나 힘든지는 보이지 않고, 저만 생각하면서 일을 했다. 나이가 들고 많은 경험을 하다 보니까 나뿐만 아니라 모두 힘들다는 걸 나이 40대가 되니까 깨닫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또한 비키니 신을 위해 체중까지 감량했다고. 정가은은 "제가 겨울이 되면 4~5kg 쪘다가 여름에 다시 빼는 식이다. 지난 겨울에는 유독 많이 쪄서 8kg 정도 늘어났는데 빼려던 찰나에 이 작품을 만났고, 비키니 신이 있다고 해서 열심히 빼겠다고 했다. 이후로 7~8kg 정도 감량했다"며 "촬영 당시 바람이 너무 불어서 아쉬웠지만, 몸은 마음에 들었다. 식단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필라테스, 수영도 했다. 다시 찌고 싶지 않아서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가은 / 사진=비플릭스
정가은은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시간여행'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사실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 개인적인 삶을 보면 8~9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좀 더 바르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근데 그때로 돌아가면 아이가 없는 거다. 그건 안 되니까 어려운 것 같다"고 밝혔다.

이렇듯 인터뷰 내내 딸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정가은은 "저는 살림을 잘하지 못하고, 친정어머니가 도와주셔서 열심히 제 할 일을 하고 있다. 딸이 '엄마 힘들죠?'라고 가끔 물어보는데 저는 '힘들긴 하지만 엄마의 일을 사랑해. 열심히 할 거야'라고 답한다"며 "과거의 꿈은 현모양처였지만, 그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잘하자'라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게 해내려고 한다. 딸에게도 대단한 스펙을 가진 것도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성실하고 진실한 사람이라면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더도 말고, 더도 말고 주 4일 동안 일하는 게 꿈이라는 정가은은 "기회가 된다면 뭐든지 하고 싶다. 연기도 어떤 역할이든 할 자신이 있다. 앞으로 뭐 하고 싶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저는 무조건 닥치는 대로 한다. 아이한테 부끄럽지 않은 거라면 무조건 좋다. 출산 전과 후, 일을 대하는 마인드가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힘들 것 같으면 안 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무조건 전투적으로 달려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화의 제목을 보고 딱 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그렇지만 저도 SNS 속 다른 사람의 화려한 인생을 보면 박탈감이 든다. 그러나 누구나 '별 볼 일 있는 인생'을 꿈꾼다"며 "내 인생은 내가 주도적이고, 진취적으로 내가 해결해 나가야 한다. 누군가가 해줄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다. 결국에는 다 제가 해내야 하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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