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학 박사' 전성현, 캐롯 '행복농구'는 그로부터 시작된다[스한 이슈人]

김성수 기자 2023. 1. 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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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시점 한국프로농구(KBL)에서 '에이스'라는 칭호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를 떠올렸을 때 전성현(32)의 이름이 한 번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

전성현이 2쿼터 37초를 남기고 상대 압박과 샷클락에 쫓기는 상황 가운데 탑에서 3점슛을 성공하는 장면, 그리고 현대모비스가 66-68까지 추격했던 4쿼터 클러치 상황에서 전성현이 내리 5득점을 몰아치며 팀의 승리를 지켜낸 장면은 그가 왜 캐롯의 에이스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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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현 시점 한국프로농구(KBL)에서 '에이스'라는 칭호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를 떠올렸을 때 전성현(32)의 이름이 한 번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 누구보다도 '에이스'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그의 존재는 고양 캐롯이 '행복 농구'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고양 캐롯 전성현. ⓒKBL

캐롯은 5일 오후 7시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라운드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홈경기에서 80-77 승리를 거뒀다. 캐롯은 리그 5연패 부진을 탈출함과 동시에 올 시즌 현대모비스 상대 4전 전승을 달렸다.

이날 캐롯의 '에이스' 전성현은 22득점을 몰아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전성현이 2쿼터 37초를 남기고 상대 압박과 샷클락에 쫓기는 상황 가운데 탑에서 3점슛을 성공하는 장면, 그리고 현대모비스가 66-68까지 추격했던 4쿼터 클러치 상황에서 전성현이 내리 5득점을 몰아치며 팀의 승리를 지켜낸 장면은 그가 왜 캐롯의 에이스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사실 이번 시즌은 전성현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전성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두 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KBL 현역 최고 슈터라는 명성을 얻었던 안양 KGC를 떠나 FA로 신생팀 캐롯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는 팀을 지탱해줄 에이스로서의 영입이었기에 전성현 입장에서 더욱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성현은 이적 첫 시즌 1라운드부터 데뷔 첫 라운드 MVP를 거머쥐며 걱정을 해소했다. 그는 1라운드 기간 동안 경기당 평균 17.11득점(전체 5위, 국내 2위), 3점슛 평균 3.3개(전체 공동 1위)로 적응기 없는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줬다. 전성현은 이어 3라운드 기간 중 경기당 평균 25.7득점(전체 2위, 국내 1위), 3점슛 평균 5.4개(전체 1위)를 기록하며 3라운드 MVP마저 수상했다.

고양 캐롯 전성현. ⓒKBL

전성현의 신들린 활약에 KGC 시절부터 캐롯에서까지 그와 함께하고 있는 김승기 감독도 놀랍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리빌딩 시즌인데 잘해서 문제다. 전성현이 다 망쳤다(웃음). 전성현 덕분에 팀이 잘하다가 현재 팀 성적이 안 좋으니 감독이 욕을 먹는다(웃음). 그 정도로 잘할 줄 몰랐다. 멤버 구성이 훌륭한 팀이 아닌데 경기당 20점 이상을 꾸준히 내는 걸 보면 대단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이날 현대모비스를 꺾기 전까지 5연패에 빠졌던 캐롯은 전성현 이외의 해결사가 부재한 팀이었다. 김승기 감독 역시 "전성현에게 '올 시즌 고생 좀 해라. 다음 시즌에 편하게 농구하도록 해 주겠다'고 말했다"며 이번 시즌에는 에이스를 도울 확실한 자원들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둔다고 얘기했다.

김승기 감독으로부터 '행복 농구'를 약속 받은 전성현이지만 오히려 그는 자신을 희생해 '팀의 행복'을 만드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다. 전성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3점슛을 넣는 비결을 묻자 "지금 내가 해야 할 몫이 크기 때문에 간절한 마음으로 집중하다보니 어려운 슛도 성공할 수 있었다. 4쿼터에 다리가 무거워지는 걸 느꼈지만 내가 숨어버리면 팀이 질 수 있기에 어떻게든 버텼다"고 전했다.

전성현은 팀을 옮긴 후 에이스로서 이제 첫 시즌의 반환점을 돌았다. 하지만 그는 에이스의 무게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며 심지어 현 시점 KBL에서 이를 행동으로 가장 잘 나타내는 선수라고 볼 수 있다.

고양 캐롯 전성현. ⓒKBL

캐롯은 다음 시즌을 확실한 '6강 플레이오프 진출'과 '행복 농구'의 시기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에이스학 박사' 전성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들의 '행복 농구'는 이미 시작된 듯보인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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