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대형 SUV 시장에 활력을 더하다 – 지프 그랜드 체로키/그랜드 체로키 4xe
지프 브랜드에게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대형 SUV, ‘그랜드 체로키’는 지난 1992년, 유리를 깨며 등장한 이래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랜드 체로키는 본토라 할 수 있는 ‘미국 시장’에서의 활약은 물론이고 국내 시장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 그리고 삶 속에서의 빼놓을 수 없는 ‘파트너’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지프는 국내 시장에 3열 사양이자 최신 사양인 그랜드 체로키 L에 이어 2열의 시트 구조를 갖춘 그랜드 체로키과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더한 그랜드 체로키 4xe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과연 지프 그랜드 체로키와 그랜드 체로키 4xe는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대담한 스타일의 SUV
시승을 위해 준비된 그랜드 체로키와 그랜드 체로키 4xe의 외형은 큰 차이가 없다. 일부 휠 디자인, 그리고 4xe 배지 등의 차이가 있지만 ‘미국의 감성’, 특히 지프의 디자인 기조가 담긴 대담한 스타일이 도드라진다.
3열 시트 구조의 그랜드 체로키 L 보다는 작은 체격이지만 4,900mm(그랜드 체로키 4xe 서밋 리저브 4,910mm)의 전장과 각각 1,980mm와 1,790mm의 전폭과 전고 등은 물론이고, 2,965mm의 휠베이스는 만족감을 더한다.
디자인에 있어서는 지프 고유의 세븐 슬롯 그릴, 그리고 와이드한 헤드라이트 구조 및 대담한 바디킷 등이 ‘차량의 체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도로 위에서 대중의 시선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측면에는 ‘2열의 그랜드 체로키’의 고유한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길게 그려진 그랜드 체로키 L과 달리 마치 1960~1970년대의 ‘하드 톱 쿠페’를 닮은 루프가 돋보인다. 여기에 견고한 휠 역시 만족스럽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인은 그랜드 체로키 L과 유사한 모습이지만 가로의 가니시를 통해 조금 더 견고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모습으로 ‘그랜드 체로키’의 DNA를 강조하면서도 그랜드 체로키 L과의 차이를 드러낸다.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공간
대담하고 화려하게 표현된 외형과 같이 그랜드 체로키의 실내 공간 역시 만족스럽다. 특히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SUV로 개발된 만큼 지금까지의 ‘아쉬운 실내 공간’을 제시했던 지프를 잊게 만드는 모습이다.
차체를 가로 지르는 긴 대시보드를 적용하고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과 이를 이어 받는 큼직한 센터페시아 및 센터터널을 적용해 공간 가치를 한껏 높인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감성을 선사하는 여러 소재들의 적용도 돋보인다.
10.25인치 프레임리스 다기능 디지털 클러스터와 함께 새롭게 디자인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적용 역시 공간 가치를 높인다. 특히 우수한 그래픽 요소는 물론이고, 여러 시각적인 연출 등이 ‘감각적인 만족감’을 더한다.
실내 공간의 여유 역시 충분하다. 실제 큼직한 1열 도어를 열어 보면 넉넉한 공간을 엿볼 수 있다. 레그룸이나 헤드룸은 물론 거주 공간의 여유를 느낄 수 있고, 시트 형태 및 소재 등에서도 한층 발전된 모습이다.
이어지는 2열 공간 역시 만족스럽다. 그랜드 체로키 L의 2열 공간에는 두 개의 캡틴 시트 사이에 전용의 컵 홀더 및 암레스트가 배치되며 히팅 및 통풍 시트, 그리고 USB 충전 포트 등이 마련되어 매력을 더한다.
거대한 체격을 갖고 있는 만큼 적재 공간 역시 넉넉한 편이다. 트렁크 게이트를 열면 여유로운 공간을 확인할 수 있고, 높은 전고 덕에 ‘부피가 큰 짐’에 대한 부담도 덜었다. 여기에 2열 시트 폴딩 시의 ‘여유’ 역시 인상적이다.
클래식한 펜타스타의 SUV
먼저 주행에 나선 건 V6 3.6L 펜타스타 엔진을 탑재한 내연기관 사양이었다. 286마력과 35.1kg.m의 토크는 그리 인상적인 출력은 아니지만 넉넉한 배기량, 그리고 V6 레이아웃이 제시하는 여유를 기대했다.
실제 차량의 움직임은 평이한 수준이다. 절대적인 출력이 우수한 편은 아닌 만큼 ‘준수한 수준’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에는 그랜드 체로키 자체의 체격, 무게의 영향도 상당하다 생각했다.
그래도 엔진의 출력 전개나 엔진의 회전 질감이 깔끔한 편이라 주행 전반에 걸쳐 큰 스트레스가 느껴지진 않았다. 다만 순간적으로 RPM을 끌어 올릴 때 다소 예전의 엔진이라는 ‘체감’을 주는 것 같아 아쉬웠다.
변속기나 구동계 부분에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8단 변속기, 그리고 다채로운 주행 모드 및 각종 지형에 능숙히 대응할 수 있는 쿼드라-트랙 2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더하는 모습이다.
일부 변속의 속도감, 그리고 민첩함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지만 차량의 체격, 차량의 주된 활용처는 물론이고 ‘만약의 오프로드 주행’ 등의 가능성능 생각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체격 때문인지 스티어링 휠의 조향 감각은 조금 무거운 편이지만 차량의 전체적인 움직임은 크게 부담이 없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우수한 하체 셋업, 그리고 에어 서스펜션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승차감에서도 전반적으로 준수한 모습인 만큼 일상은 물론, 장거리 주행, 그리고 포장되지 않는 도로 등을 가족과 함께 하더라도 큰 아쉬움이나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았다. 또 정숙성 역시 만족스러웠다.
아쉬움이 남는 4xe의 주행
V6 사양의 그랜드 체로키를 경험한 후에는 그랜드 체로키 4xe에 올라 ‘전동화 드라이빙’의 매력을 확인했다. 기본적인 공간 구성, 기능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전동화’를 알리는 여러 디테일 등이 만족감을 더한다.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두 개의 전기 모터를 통해 구현되는 375마력의 힘은 2.5톤에 이르는 SUV를 능숙히 이끈다. 실제 체감되는 발진 가속 성능이나 추월 가속 등이 무척 인상적이다. 더불어 전기 모터가 고속 영역까지 개입해 만족감을 더한다.
덕분에 그랜드 체로키 4xe는 주행을 하는 내내 성능에 대한 아쉬움도 도드라지지 않았고, 또 각 동력원의 개입, 이탈 시의 이질감도 크지 않아 ‘시스템의 기본적인 완성도’가 우수함을 알 수 있었다.
15.03kWh 크기의 배터리가 무색하게 배터리 잔량이 빠르게 줄어들어 부담을 준다. 그래서 그런지 주행 전반에 걸쳐 효율성의 개선이 극적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지만 ‘차별화’를 드러내기엔 충분한 모습이다.
승차감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앞서 경험한 V6 사양 대비 하체 셋업의 차이가 있는지 주행 전반에서의 승차감 차이가 상당히 큰 편이었다. 다만 큰 차이가 ‘아쉬운 부분’에 치우쳐 있는 것이었다.
실제 차량이 과도하게 긴장되었다는 느낌이 주행 내내 이어졌고, 운전석 시트가 무척 딱딱하다 느껴질 정도로 부담스러운 모습이었다. 막상 우려됐던 2열 시트의 승차감은 괜찮았던 만큼 더욱 의아했다.
이러한 특성 때문일까? 오래 주행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시트를 통해 허리 부분에 충격이 지속적으로 전해졌다. 결론을 내긴 조심스럽지만 승차감에 민감하다면 ‘장거리 주행’이 부담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만족과 아쉬움의 공존, 매킨토시 사운드 시스템
한편 이번 그랜드 체로키는 상위 트림에 19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매킨토시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한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막상 여러 음원을 재생하며 느껴진 ‘사운드 시스템의 만족감’은 그리 우수한 수준이 아니었다.
특히 표현력이 높아진 최신의 음향 기기에 맞춰 제작된 다채롭고, 음의 볼륨이 풍부한 사운드에는 먹먹함을 자아냈다. 그렇기에 한참을 고민한 후 재생한 50~70년대의 음원에 합을 제대로 맞추는 모습이 더욱 야속했다.
대형 SUV의 다채로움을 더하다
지프 브랜드의 플래그십 SUV, 그랜드 체로키는 이번의 출시를 통해 ‘완전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2열과 3열의 그랜드 체로키, 그리고 전동화 드라이빙의 매력을 더한 그랜드 체로키가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순간이다.
다만 분명한 발전, 그리고 특별함 속에서도 내심 아쉬운 부분, 그리고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아쉬운 마음이다. 그래도 다행이라 한다면 대형 SUV 시장에 더욱 다양한 선택권이 마련되었다는 점은 분명 만족스럽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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