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길의 부동산 톡!] 집값 잡는 건 역시 보수 정부, 민주당은 쇼만 한다?
"역시 집값 잡는 건 보수 정부다. 민주당은 쇼만 할 줄 아는 배우 출신들 같다"
윤석열 정부가 최근 집값을 안정시키고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막겠다며 대대적인 규제 완화 대책을 내놓자 온라인상에서는 연일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정부는 2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 폐지, 양도세 중과 1년 추가 유예 및 제도 개선 검토 등 세 부담을 대폭 줄여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하는 등 전방위 규제 완화에 나섰으며 지난달 말부터 규제지역을 추가로 풀겠다고 공식화했다. 이후 지난 5일을 기점으로 서울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21개 구가 모두 규제지역에서 풀렸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규제 때문에 가격이 치솟고 이로인해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했다가 이제서야 되돌아가고 있다", "역시 집값 잡는 건 보수 정부다. 민주당은 쇼만 할 줄 아는 연극배우 출신들 같다"라는 주장과 "뛰는 집값을 잡겠다던 윤석열 정부가 집값이 떨어진다고 규제를 다 풀고 있다. 코미디", "정부가 되려 집값을 올리려고 생난리를 친다"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섞여 나왔다.
실제로 국민의 절반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실패'라고 평가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 부동산 정책'이라는 주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더 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7.5%는 '실패'라고 답했으며 '성공'이라고 답변한 응답자는 21.8%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중 가장 실패한 정책'으로는 LTV가 42%로 가장 높았으며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19.7%, '종부세 확대' 17.1%, '신도시 계획' 14.2% 순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규제 정책을 윤석열 정부가 다 풀어 버리면서 시장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일 조사 기준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67% 하락했는데, 작년 4월 첫 주 조사 이후 9개월 만에 하락폭이 둔화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까지 8주 연속 역대 최대 하락을 이어갔는데 9주 만에 역대 최대 하락도 멈췄다. 이날부터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21개 구가 모두 규제지역에서 풀리며 대출·청약·전매제한 등의 규제가 대폭 완화됨에 따라 아파트값 하락폭이 더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파트값 하락폭이 둔화하면서 급매물도 빠르게 소화됐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이달 5일 5만1180건으로 두 달 전인 11월 5일 5만7020건에 비해 10%(5840건) 급감했다.
규제 완화 첫날인 5일 각 시중은행에는 대출 문의가 평소 대비 20∼30% 정도 증가했다. 이번 부동산 규제 완화로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것이 맞는지를 문의가 좀 있었다고 한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규제지역 해제 조치로 이날부터 4개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과 경기도 과천시, 성남시(분당구·수정구), 하남시, 광명시에서 완화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적용된다.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을 때 50%로 적용되던 LTV가 70%로 상향 조정되고, 기존에는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2주택자도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대출 관련 문의는 평소보다 많았지만 금리가 워낙 높은데다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풀리지 않은 상황이라 신규 대출은 주저하는 분위기다. 대출 문의 고객들이 대부분 금리를 안내받고 너무 높다며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규제 해제지역의 현지 중개업소에는 집주인들의 시장 전망을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일부 수요자들의 매수 문의도 늘면서 다소 '온기'가 도는 듯했지만 당장 매물을 회수하거나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LTV가 최대 70%까지 높아졌지만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고 DSR 규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규제가 풀렸지만 역전세난이 심한 상황이라 쉽게 매수에 나설지 모르겠다. 설 이후 상황을 봐야겠지만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는 거래 부진이 이어질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분당이나 광명 등 수도권 규제 해제지역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광명 일대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매수 문의는 가끔 오고 있는데, 모두 급급매물만 찾거나 집값이 더 떨어질지 여부를 묻고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분당에서도 규제 해제 이후 동향을 파악하려는 집주인들의 문의만 이어지고 있을 뿐, 매수자들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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