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부진에 장외거래도 뚝…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 전년比 40% 줄어
증시 침체로 IPO 시장 부진한 탓
“고위험·고수익 장외시장… 경기 침체에 더 위축”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급랭하면서 비상장기업 주식이 거래되는 장외시장의 거래량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일평균 장외시장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40% 가까이 줄어들어 최근 4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컬리와 케이뱅크 등 IPO 시장의 기대주로 꼽혔던 비상장기업의 시가총액도 뚝 떨어지면서 장외시장의 한파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투자협회가 운영 중인 제도권 장외시장 K-OTC에 따르면 2022년 일 평균 장외시장 거래대금은 35억2700만원으로 2021년(56억5924만원)과 비교해 38% 줄었다. 거래대금 상승 흐름이 꺾인 것은 2019년 이후 2년만이다.
2020년을 기점으로 장외시장 거래대금은 폭증했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하이브) 등 IPO 대어들이 줄지어 상장하며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장외시장 일 평균 거래대금은 2019년 39억9541만원에서 2020년 51억1923만원, 2021년 56억5924만원으로 2년 연속 전년 대비 상승했지만, 올해 거래량이 급감하며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연말 기준 장외시장 시가 총액도 크게 감소했다. K-OTC 기준 2021년 12월 31조109억원에 달하던 시총은 지난 12월 말 17억8615억원으로 40% 넘게 줄어들었다. 국내 대표 비상장 종목들의 가치도 끝없이 하락 중이다. 국내 가장 큰 장외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연초 11만6000원에 거래됐던 컬리는 12월 30일 3만1000원을 기록하면서 연초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가격이 급감했다. 지난해 1월 5일 2만800원이었던 케이뱅크도 5일 1만1900원으로 폭락했고, 같은 기간 두나무의 가격도 49만1000원에서 10만8000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장외시장 부진과 비상장사의 가치 하락은 지난해 증시 침체에 IPO시장이 함께 위축된 탓으로 풀이된다.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든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 활황일 때는 유망한 비상장 기업을 미리 찾아 상장 이전부터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비상장주식 거래도 활발해졌지만, IPO 시장이 부진하고 증시 침체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고위험·고수익인 시장인 장외시장 거래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장 거래 서비스를 운영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장외시장에서 대부분의 시총 상위 기업의 시총이 크게 하락했다”면서 “서비스 이용자 수는 지난해 등락을 거듭하며 연초 대비 연말에 오히려 늘어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거래가 위축된 분위기였던 것은 맞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비상장 주식시장 플랫폼 거래가 막힌 점도 위축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을 운영 중인 업체 2곳에 오는 2024년 3월까지 조건부로 규제 특례를 부여했다. 거래되는 주식에 대해서는 해당 주식 발행 기업이 최소한의 정보를 공시하도록 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주식은 전문투자자 간에만 거래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 비상장 기업들이 거래 대상에서 빠졌다.
올해에도 경직된 IPO 시장이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 속에, 장외시장 경색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IPO 시장의 가장 큰 기대주였던 컬리는 올해 2월까지 상장을 완료했어야 했지만, 장외시장에서 주가가 급락하면서 기업 가치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다 결국 지난 4일 상장 연기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컬리는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면서 “상장은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재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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