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상 첫 매출 300兆 돌파?…전자 양대산맥 실적발표에 쏠린 눈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해 연간 실적 중 4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연매출 300조원, 80조원을 돌파했을 지를 두고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지만, 하반기부터 글로벌 소비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전 제품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실적 하락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날 2022년 4분기 및 연간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중고'에 반도체 업황 악화, 스마트폰 판매 부진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 이하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선 지난달 중순까지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매출 76조8천264억원, 영업이익 8조2천577억원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 달도 채 안돼 증권업계에선 전망치를 크게 낮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73조5천244억원, 영업이익 6조4천26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6.56%, 영업이익은 53.66% 급감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익이 6조원대로 떨어진다면 2020년 1분기(6조4천473억원) 이후 11 분기 만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의 예상 영업이익이 1조7천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6% 감소할 것"이라며 "4분기 중후반부터 고객들의 재고 조정 강도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 출하량이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 4분기 매출이 예상대로 나올 경우 6분기 연속 매출 70조원대를 달성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3분기 매출 73조9천800억원으로 분기 매출 첫 70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70조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 300조원 첫 돌파도 일단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79조6천48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기록한 지 불과 1년 만이다. 삼성전자의 매출 300조원 돌파는 창립 이래 최대 성적이자 국내 기업사에도 처음 있는 일이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매출 300조원을 돌파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4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졌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에 일부 증권사는 지난해 연매출 전망치를 257조6천억원으로 낮췄다. 연간 영업이익도 24조8천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46조원)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삼성전자의 주력인 가전·반도체 사업이 4분기에 예상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반도체 사업의 4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 중반에서 2조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지난해 80조원 중반대 매출을 기록, 사상 최대 연간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작년에 매출 74조원으로 첫 70조원대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4분기 실적은 암울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2조6천723억원, 영업이익 4천698억원으로, 일단 매출은 역대 최고였던 지난 3분기(21조1천714억원)보다도 1조원 많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분기(7천466억원) 대비 역성장이 불가피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반토막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주요 사업인 가전·TV·B2B 사업이 4분기에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전체 영업이익이 2천881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력인 가전·TV 사업에서 프리미엄 제품의 견조한 성과로 매출은 늘어났다"면서도 "다만 원자재값 상승과 물류비 인상, 경쟁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올해 역시 삼성전자, LG전자는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체감되기 시작한 IT 제품의 수요 급감이 올해 상반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에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81조원, 영업이익 25조5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 44%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사상 초유인 10%까지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매출액 88조3천356억원, 영업이익 4조1천25억원으로 지난해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회복이 빨라야 오는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모바일, 가전·TV 등 사업부문도 판매 부진에 빠져 재고 부담이 커지는 등 재무구조에 부담이 실리고 있다.
LG전자 역시 주력 사업 부문인 가전·TV 시장의 수요 침체가 우려된다.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에 소비를 늘리기 쉽지 않은 데다 전통적으로 상반기가 가전·TV 업계의 비성수기여서 사업 환경의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TV 사업을 맡은 HE부문은 지난해 연간 적자를 기록한 후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부진 장기화에 대비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실질적인 비상 경영 체계에 돌입해 내부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경기 악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각 사업부문 및 본사 조직 구성원 일부가 참여하는 '워룸' 태스크포스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나 소비 심리 등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변수가 워낙 커 비상경영 체제가 언제 끝날지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면서 원재료·물류비 등 생산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두 회사의 올해 실적 악화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각각 주력하고 있는 파운드리, 전장 사업으로 기존 사업의 부진을 올해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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