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옐레나 로테이션 지적, 개입 아니다?… 민낯 드러난 흥국생명

[인천=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김여일 단장이 권순천 감독에게 김연경과 옐레나의 로테이션 문제에 대해 지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흥국생명의 신용준 신임 단장은 이 부분에 대해 '윗선 개입'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을 동시에 사퇴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권순찬 감독. ⓒKOVO

권순찬 감독은 지난 2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오전에 갑자기 구단 관계자로부터 2선으로 물러나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단장이 (문자로) 오더 내리는게 있었다. 누구 넣고 누구 쓰라고, 제가 그걸 듣지 않았다. 말을 안 듣는다고 (윗선에) 보고를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윗선 개입'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흥국생명의 신용준 신임 단장은 이에 대해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이) 선수 기용에 대해서 얘기를 한 것은 아니다. 선수단 운영에 대해서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기용이 아니라 운영에 대한 갈등"이라고 밝혔다.

이어 "로테이션 문제에 대해서 의견이 안 맞았던 것으로 안다"며 "팬들이 원하는 것은 김연경, 옐레나가 같이 전위에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엇갈리게 있는 것을 원했다. 그런 부분에서 단장과 감독에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 같다. 개입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김연경(왼쪽)·옐레나. ⓒKOVO

여기서 신용준 신임 단장이 말하는 '기용'은 '누구를 코트 위에 내보내느냐'의 문제다. 그 부분을 감독의 고유권한으로 인정한 것이다. 로테이션에 대해서는 선수단을 운영하는 부분으로, 감독과 단장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것으로 봤다.

그러나 로테이션에 대한 부분은 엄연히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누구를 코트 위에 내보내느냐' 뿐만 아니라, '누구를 코트 위 어느곳에 포진시킬 것이냐'도 작전이기 때문이다. 작전권을 갖고 있는 감독의 몫이다.

단장은 팀에 대한 장기계획을 세우고 이에 맞는 선수를 영입하거나 방출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선수단을 구성하는 것이 단장의 일이고 그 선수를 활용하는 것은 감독의 숙명이다.

그런데 김여일 단장은 권순찬 감독과 김연경-옐레나 로테이션 문제로 충돌했다. 결국 권순찬 감독은 팀을 2위로 이끌고 있는데도 경질됐다. 여기에 신용준 신임 단장 또한 이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어찌보면 김연경과 옐레나의 로테이션은 중요하지 않다. 흥국생명의 진짜 문제점은 단장이 감독과 역할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여일 단장. ⓒKOVO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