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방대학] 2. 정부 특성화 사업 소외받는 대학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방대학은 정부 육성 사업에서도 소외된다.
윤석열 정부가 앞으로 10년간 반도체 산업 관련 인재 15만명을 양성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첨단분야 인재양성을 위해 힘을 쏟고 있으나, 수도권 대학 중심의 논의가 이뤄지면서 지방대학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도내 A대학 관계자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는 고급인력인데, 대기업 입장에서 일반 학생 모집도 어려워하는 지방대와 계약을 맺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토로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정시 채용 조건형 학과 인기
RIS사업 불구 생태계 조성 역부족
첨단학과 신설 인재 유인책 주장
지방대학은 정부 육성 사업에서도 소외된다. 윤석열 정부가 앞으로 10년간 반도체 산업 관련 인재 15만명을 양성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첨단분야 인재양성을 위해 힘을 쏟고 있으나, 수도권 대학 중심의 논의가 이뤄지면서 지방대학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최근 마감된 202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졸업 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취업이 100% 보장되는 채용 조건형 반도체 계약학과는 인기를 끌었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학과(삼성전자)는 6.5대1의 경쟁률을 보여 전체 평균(3.32대 1)의 2배에 달했고, 서강대 시스템반도체학과·한양대 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도 각각 11.2대 1과 11.88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평균 경쟁률이 3.7대 1인 고려대도 반도체공학과(SK하이닉스)는 6.73대 1로 평균치보다 높았다. 이외에도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LG디스플레이), 고려대 차세대통신학과(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스마트모빌리티학부(현대차그룹)도 학교 평균 경쟁률을 상회했다.
수도권 주요 대학이 대기업과의 채용연계를 앞세워 첨단학과로 재미를 보는 반면, 강원 도내에는 이같은 계약학과가 전무한 실정이다. 도내 대학들 사이에서는 “지방대는 어차피 해도 안 된다”는 비관론 마저 나오고 있다. 도내 A대학 관계자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는 고급인력인데, 대기업 입장에서 일반 학생 모집도 어려워하는 지방대와 계약을 맺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토로했다.
강원도와 도내 대학이 다년간 공을 들여 지난해 사업 수주에 성공한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강원지역 혁신사업(RIS 사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정밀의료, 디지털헬스케어, 스마트수소 등 3개 분야 인재를 중점적으로 길러 지역 산업이 원하는 인재를 배출해 지역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지만 정작 안정적으로 배출된 인재를 채용할 기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도내 B대학 관계자는 “RIS 사업에 일부 기업이 참여 중이나 사실상 행사만 몇 번 같이 하고, 사진만 같이 찍는 수준”이라며 “이미 지방대학 몇 곳이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해도 ‘지방대는 안된다’는 인식이 박혀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진학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첨단분야 석·박사 정원 1303명 증원에서도 도내 대학은 강원대가 15명(1.15%)을 증원하는데 그쳤다. 본지가 교육부에 확인한 결과 도내 타 대학은 증원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도내 C대학 관계자는 “지금도 대학원을 다 못채우는 상황에서 산학연계가 중요한 첨단학과에 증원을 신청할 만한 대학이 도내에는 없을 것”이라 말했다. 증원해도 학생이 올 것이란 보장이 없으니 애초부터 포기한 셈이다.
대학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결국 강력한 혜택을 줘 지방으로 인재를 유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헌영 총장은 최근 본지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지방대학을 활성화하는 중요한 방법 중에 하나로 첨단학과를 지방대 위주로 신설하도록 해야 한다”라며 “지방대학의 학과가 첨단학과 위주로 신설되면 첨단분야 인재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첨단 분야 인재가 되고 싶으면 지방으로 온다. 지방을 살리는 강력한 유인책”이라 주장했다.
정민엽 jmy4096@kado.net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동해북부선-동서고속철도 동시 개통 속도 낸다
- 권성동 당대표 전격 불출마 선언…정치권 "윤심 작용했나" 촉각
- 강원도 이번엔 ‘금융’ 공공기관 유치 노린다
- 아파트 거래량 매매〈 전·월세, 1만호 이상 격차
- 대통령실, ‘문재인-김정은 합의 평양공동선언’ 무효화도 검토
- 엄중식 교수 "XBB.1.5 변이 이미 국내 유입…실내마스크 해제 신중해야"
- “새해 방산·철강주 유망”…작년 반도체·인터넷·게임주 ‘폭락’
- 손흥민도 고향사랑기부제에 동참…춘천시에 500만원 기부
- 올해 부동산 양도세 대폭 완화…2년미만 보유 다주택도 중과 제외
- 강원FC, 제9대 김병지 대표이사 취임... 최용수 감독 축하 꽃다발 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