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복도식 건축비 '평당 2200만원'…반포 원베일리 2배

유엄식 기자 2023. 1. 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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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금리인상으로 건축비 급증…강북권, 서남권 분양 단지도 3.3㎡당 1500만원 넘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 2023.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물가 상승과 금리인상 여파로 아파트 건축비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3년 전 강남권 고가 단지에 책정한 건축비가 3.3㎡당 '800만~1000만원' 수준이었는데 최근 강북권, 서남권 등 외곽 지역에 분양한 단지도 이보다 비싼 1500만원대 건축비를 책정했다.

특히 지난해 말 분양해 계약을 진행 중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는 공사 단가가 낮은 '복도식' 구조 소형 주택 건축비가 3.3㎡당 2200만원을 넘었다. 2021년 6월 공급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평균 건축비의 2배 수준이다.
서울 분양 단지 3.3㎡건축비 800만→1500만원...2년 새 약 2배 껑충
5일 머니투데이가 2020년~2022년 서울에서 분양한 주요 아파트 단지 입주자모집공고문을 분석한 결과 3.3㎡당 분양가에 포함된 건축비가 2년 만에 약 2배 상승했다.

2020년 8월 분양한 은평구 증산동 'DMC센트럴자이' 건축비는 전용 59㎡가 1억9000만원, 전용 84㎡가 2억7000만원이었다. 3.3㎡당 평균 건축비는 770만~800만원 선이다.

래미안원베일리 건축비는 전용 46㎡가 1억2000만원, 전용 59㎡가 2억7000만~4억원, 전용 74㎡가 3억~4억4000만원으로 책정했다. 3.3㎡당 930만~1300만원 수준이다.

지난해는 건축비 증가폭이 더 커졌다. 12월 분양한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 건축비는 전용 29㎡ 2억원, 전용 39㎡ 2억6000만원, 전용 49㎡ 3억2000만~3억4000만원, 전용 59㎡ 3억8000만~4억1000만원, 전용 84㎡ 4억8000만~5억1000만원 선이다. 특히 '복도식' 구조인 소형 주택 건축비는 3.3㎡당 2200만원이 넘어 전용 59~84㎡ 건축비보다 30% 이상 높게 책정했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SK뷰롯데캐슬' 건축비는 전용 59㎡가 3억5000만~3억9000만원, 전용 84㎡가 4억5000만~5억1000만원, 전용 100㎡이 5억6000만~5억8000만원으로 정해졌다. 3.3㎡당 평균 1400만원대다.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레디언트' 건축비는 전용 49㎡가 3억4000만~3억8000만원, 전용 59㎡가 3억9000만~4억4000만원, 전용 84㎡가 5억~5억6000만원으로 책정돼 3.3㎡당 평균 1500만원 수준이다.

자금력이 열악한 중소 시행사가 공급한 단지는 평균 건축비가 더 높게 책정됐다. 지난해 8월 분양한 구로구 가리봉동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는 3.3㎡당 2100만원대 건축비를 책정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공사 현장. 2022년 12월 공사 진행 상황이다. 2023년 8월 입주 예정이다. /사진제공=삼성물산
금융비도 건축비에 포함시켜…고금리 사업비 조달 중소 사업장 건축비 더 많이 올라
올림픽파크포레온과 중소 건설사 분양 단지의 건축비가 더 높게 책정된 이유는 비용 증가분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사업 표류와 공사 중단 등으로 공사비가 원안 대비 1조원 이상 늘어난 3조2000억원으로 치솟았다. 중소 건설사들은 금리인상 여파로 PF(프로젝트파이낸싱) 연장이 어렵고, 금리가 높아 사업비 조달이 쉽지 않다.

최근 건축비가 가파르게 뛴 요인에는 물가 인상과 금리 상승으로 사업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수익을 내야하는 조합 등 사업 주체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시멘트 등 주요 자잿값은 전년 대비 10~20% 올랐고, 인건비도 거의 10% 가까이 올랐다"며 "시공사 입장에선 최소한의 이익을 내려면 이런 부분을 공사비에 반영할 수밖에 없고, 조합 입장에서도 분양 후 2~3년 걸리는 준공 시점의 물가를 선반영해야 나중에 수정계약에 따른 마찰이 없기 때문에 미리 건축비에 포함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평당 1000만원' 건축비를 들인 아파트도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건축비는 하방 경직성이 강해 한번 오르면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며 "거래 침체로 구축 단지 가격은 하방 압력이 커졌지만 신축 단지 분양가는 단기간 하향 조정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분양가는 대지비와 건축비를 합친 값이다. 공시지가를 반영하는 대지비와 달리 건축비는 별도 책정 기준이 없어 조합 임의대로 동, 층고 배치에 따라 수 억원 차이나게 설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금융비 등 실질 공사비 외의 추가 부담을 건축비에 '과잉 전가'하는 현상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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