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의 조건 [특파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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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7일 중국이 일상적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폐지하면서 3년을 이어오던 '제로 코로나'를 폐기했다.
지금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 통계는 '카더라'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폐렴과 호흡부전으로 사망한 사람만 코로나19 사망자로 분류하는 바람에 사망자 통계 역시 부실하다.
보건 전문가들이 정확한 데이터를 원하는 이유는 중국에서 전혀 새로운 코로나19 변이가 나올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에 대해 대비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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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7일 중국이 일상적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폐지하면서 3년을 이어오던 '제로 코로나'를 폐기했다. 그리고 딱 3일 뒤 기자와 가족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감염 사실은 항원 진단키트를 통해 알게 됐다.
처음엔 믿어지지 않았다. 자가 진단 직전 PCR 검사 결과에서는 가족 모두 음성이었다. 이와 유사한 사례들을 동료 특파원들로부터 전해 들었던 터라 증상이 나타나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가 진단을 했다.
돌이켜보면 그때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베이징을 뒤덮고 있었다. PCR 검사 폐지를 발표할 당시 베이징 시민 30%가 감염됐었다는 추정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90% 넘는 사람들이 감염됐다고 한다. 베이징 거주 지인들 중 지금까지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걸로 봐선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지금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 통계는 '카더라'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증상이나 자가 진단 결과 양성이 확실한 사람조차 음성으로 표시하는 PCR 검사 신뢰성이 무너지면서다. 한국이 5일부터 중국발 입국자로부터 48시간 이내 PCR 검사 결과 음성 확인서를 받는다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PCR 검사 결과는 무의미하다.
중국은 폐렴과 호흡부전으로 사망한 사람만 코로나19 사망자로 분류하는 바람에 사망자 통계 역시 부실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입원 환자 및 사망자 수 데이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이 정확한 데이터를 원하는 이유는 중국에서 전혀 새로운 코로나19 변이가 나올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에 대해 대비하기 위해서다. 한국 등 여러 나라가 중국발 입국자들을 막아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이 투명하게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으니 도리가 없다. 무방비 상태에서 세계가 신종 변이 임상 실험장이 될 수는 없다.
중국이 지구촌을 상대로 뻔한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공산당은 완전무결한 존재여야 하기 때문이다. 9700만 공산당이 14억 중국을 '영도'하려면 사리 분별, 판단, 실행이 완벽해야 한다. 따라서 코로나19가 전에는 걸리면 죽을 수도 있는 전염병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그런 독감이어야 한다. 한낱 독감 때문에 화장터에 시신이 쌓여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은 순전히 인민들에게나 통할 정치적 레토릭을 세계에 강요한다. 그리고는 한국, 미국, 일본 등 여러 나라들이 불순한 의도로 중국에만 방역 기준을 높인다고 비난한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며칠 전 정례 브리핑에서 "정치적 목적의 방역을 단호히 반대하며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코로나19로 정신없던 지난 3년, 숨죽였던 전랑외교가 이런 식으로 부활할지 몰랐다.
세계는 안다. 누가 어떤 이유로 일련의 코로나19 대응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지. 그리고 이런 질문을 던진다. 세계의 리더 'G2(주요 2개국)'의 조건은 무엇인지, 중국은 과연 자격이 있는지.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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