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토끼해… 캐릭터 인기 부활에 업체 함박웃음

이태동 기자 2023. 1. 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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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맞아 인형·굿즈 대박 기대
국산 토끼 캐릭터 마시마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에 설치된 토끼 캐릭터 마시마로 봉제인형 주변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들. 이 인형들은 지난해 12월 31일 이곳에 설치돼 오는 8일까지 전시된다. /이덕훈 기자

요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잔디광장은 견학 온 유치원생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약 1m 높이 대형 토끼 인형 ‘마시마로’ 9마리 때문이다. 이 인형들은 토끼해 계묘년 새해를 맞아, 국회와 마시마로 라이선스 보유 업체 양모전기의 계약으로 국회 광장에 자리 잡게 됐다. 작년 12월 31일부터 국회 출입증을 목에 걸고 방문객을 맞고 있다.

‘계묘년’ 토끼 마케팅 덕에 국산 토끼 캐릭터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2000년 탄생 이후 수년 만에 인기가 떨어져 사실상 명맥이 끊긴 마시마로를 비롯해 몰랑이, 라토라 등 토끼 캐릭터 인기가 동반 상승하면서 관련 업체들이 웃음을 짓고 있다. 라이선스 보유 업체는 로열티 수입이 급증했고, 캐릭터를 활용해 마케팅하는 유통 기업, 굿즈(관련 상품) 제조·판매 업체도 대박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토끼가 12간지 중 귀여운 동물이다 보니 굿즈 마케팅이 제대로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토끼 캐릭터’ 인기에 관련 업체 활짝

마시마로에 대한 기업의 구애는 카카오 라이언, EBS 펭수 등 기존 인기 캐릭터 부럽지 않을 정도다. 지난해 말부터 마시마로는 커피 체인 엔제리너스, 생활용품 판매 플랫폼 텐바이텐 등과 협업해 캐릭터 상품으로 출시됐다. 쇼핑몰 스타필드에선 초대형 애니메이션 타워에 등장해 손님 몰이를 하고 있다. 양모전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협업 계약이 성사된 기업만 20곳이 넘고, 다른 계약 문의도 수시로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까지 이 회사의 마시마로 관련 매출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으나, 올 1월에만 로열티 3억원 매출이 발생했다고 한다. 양모전기는 오비맥주,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KCC페인트 등과도 협업이 예정돼 있다. 조현경 양모전기 대표는 “작년만 해도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새해 들어 대박이 났다”고 말했다.

‘돼지토끼’로 유명한 국산 캐릭터 몰랑이를 만든 하얀오리 윤혜지 대표는 최근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점과 협업하기로 했다. 오는 9일부터 호텔 측은 몰랑이 포토존을 운영하고, 몰랑이 쿠키나 비누를 만들 수 있는 강좌를 개최한다. 윤 대표는 “유명 외식 기업 등에서 협업 문의 전화가 계속 들어와 바쁘게 일하고 있다. 달라진 인기가 체감이 된다”고 했다.

◇캐릭터 상품 업체도 웃고, 농장도 기대감 가득

토끼 캐릭터 굿즈를 생산하는 업체도 덩달아 바빠졌다. 마시마로 등 여러 토끼 인형을 생산·판매하는 세영코리아는 올 들어 늘어난 주문 때문에 중국 칭다오 공장에 직원 100명을 고용, 토끼 캐릭터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 이상욱 대표는 “토끼 인형이 이렇게 집중적으로 관심을 받는 건 20년 만인 것 같다”며 “불경기에 좋은 일감이 생겨 토끼에게 고맙다”고 했다. 이 업체도 작년에 거의 없었던 토끼 인형 관련 매출이 올해 30억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몰랑이 피규어(정교한 모형 장난감)를 생산·판매하는 아이디어 김영진 대표도 “몰랑이에 한복을 입힌 ‘복덩이 에디션’ 덕에 1월 매출이 전년 대비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특별 상품을 출시한 유통 기업들도 토끼 덕을 보기 시작했다. 엔제리너스는 “마시마로와 컬래버레이션을 한 기간(작년 12월 29일~1월 4일) 매출이 전년 대비 24%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가 판매 중인 한정판 마시마로 인형은 1000여 개가 3일 만에 품절돼 추가 발주에 들어갔다.

인형이 아니라 주로 애완용으로 쓰이는 진짜 토끼를 사육하고 관련 물품을 사고파는 농장들도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전국 규모로 토끼 농장을 운영하는 전북 익산의 달나라토끼농장 김은희 대표는 “코로나 사태 이후 마이너스를 감수하며 버텨 왔는데, 올 들어 문의가 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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