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어린이과학동아 별별과학백과]어른이 되는 중요한 과정인 초경… “혼자 고민하지 말아요”

장효빈 어린이과학동아 기자 2023. 1. 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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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되면 2차 성징 나타나 여자는 첫 월경인 ‘초경’ 시작
초경 나이는 점차 어려지는 추세… 월경 대비하려면 달력에 주기 표시
통증 심하거나 월경 양이 과하다면 반드시 병원 방문해 진료 받아야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팀이 2020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3년에 태어난 여성을 1988년에 태어난 여성보다 평균 0.4년(약 4.8개월) 빨리 첫 월경(초경)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가 지날수록 초경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비만이나 과체중뿐 아니라 정상 체중인 여아들도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어 부모의 관심과 관찰이 필요하다.
초경은 우리가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나타나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입니다. 여자 어린이라면 언젠가 겪게 될 현상이고, 남자 어린이라면 내 친구, 가족이 겪는 일이니 월경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상황을 헤아릴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해요. 함께 어른이 될 준비가 됐나요?
○ 2차 성징, 점점 빨라진다

사춘기는 아동이 청소년으로 성장하면서 몸과 마음에 변화가 생기는 시기입니다. 남자는 어깨가 넓어지고 여자는 가슴이 커지는 2차 성징이 나타나며 생식 능력도 생기게 되죠. 남자는 정자를, 여자는 난자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난자가 자궁에서 정자와 만나 합쳐지는 ‘수정’이 일어나면 생명체가 자랍니다. 여자의 몸은 생명체를 키울 준비를 하며 자궁벽 안쪽의 막을 두껍게 합니다.

만약, 자궁 속에서 난자가 정자와 만나지 못하면 자궁벽을 두껍게 하던 ‘막’이 혈액과 함께 떨어져 질을 통해 몸 밖으로 나옵니다. 바로 ‘월경’입니다. 첫 월경을 초경이라고 하지요.

2020년 11월 17일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팀은 2003년에 태어난 여성이 1988년에 태어난 여성보다 평균 0.4년(약 4.8개월) 빨리 초경을 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1988년생 30대 여성은 평균 13세에 초경을 했고, 2003년생 10대 여성은 평균 12.6세에 했습니다. 또 비만인 어린이가 초경을 더 빨리 한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지방 세포에서 나오는 호르몬이 생식샘 발달을 유발하는 호르몬 분비를 유도한다’고 분석했습니다.
○ 성조숙증이 늘고 있다

성조숙증이란 8세 미만의 여자 어린이, 또는 9세 미만의 남자 어린이가 또래보다 이르게 2차 성징을 겪는 것을 말합니다. 지난해 2월 14일 이탈리아 밤비노제수 어린이병원 내분비과 카를라 비차리 교수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진 이후 여자 어린이의 성조숙증이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비차리 교수팀이 조사한 490명의 어린이 중 2019년에 142명이, 2020년에 338명이 성조숙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교수님은 어린이의 신체 활동이 급격히 줄면서 스트레스가 늘어 성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됐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 월경, 혼자 고민하지 마

차의과학대 분당차여성병원 산부인과 이미화 교수님은 월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해 주셨습니다.

―월경을 하면 많이 아픈가요?

“어린이 10명 중 6명은 약간의 통증을 느끼고 1, 2명은 수업을 듣는 것이 어려울 정도의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통 월경 시작 직전부터 아랫배가 아프고, 첫날 몇 시간 정도 아프다가 괜찮아집니다. 다만, 심한 경우 통증이 며칠 가기도 합니다. 당황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가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월경을 하는 날짜는 규칙적인가요?

“대부분은 일정한 주기가 있습니다. 보통 25∼35일 정도입니다. 월경을 처음 할 때는 사춘기 성장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주기가 불규칙할 수도 있습니다. 주기가 짧게는 21일, 길게는 45일인 경우도 있지요. 월경을 시작한 날짜를 달력에 표시해두면 다음 월경까지 며칠이 지났는지 계산해 주기를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알아두면 일상생활에 대비할 수 있답니다.”

―월경 양이 너무 많을까 봐 걱정돼요.

“월경 기간 중에서 양이 많이 나오는 날은 둘째 날과 셋째 날 정도입니다. 보통 생리대를 4∼6시간마다 교체하는데, 이 정도면 적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3시간도 안 됐는데 생리대를 바꿔야 할 정도로 양이 많고,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빈혈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지럽거나, 심장이 너무 빨리 뛰거나, 몸에 힘이 없어도 ‘위험 신호’이니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월경을 할 때 왜 하얗거나 노란 분비물이 나오나요?

“사춘기가 시작된 여성의 몸에서는 질을 통해 월경 분비물 외에도 다양한 분비물이 나옵니다. 성장한 자궁의 아래쪽인 자궁경부와 질에서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흰색이나 노란색의 끈적한 점액을 내보냅니다. 월경을 시작하기 약 14일 전에 여성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 3일 동안 분비물이 몸 밖으로 나오게 된답니다.”

“월경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안녕, 생리’ 신윤지 작가 인터뷰



신윤지 작가(왼쪽 사진)와 저서 ‘안녕 생리’.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있나요.

“월경으로 생겼던 고민들 때문에 책을 쓰기 시작했어요. 생리통, 생리전증후군으로 힘들었고, 주기가 불규칙해서 걱정을 많이 했지요. 선생님이었을 때 많은 여학생들이 친구나 선생님에게 생리대를 빌리는 것을 어려워했어요. 통증, 우울함을 느끼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제 책을 통해 월경에 대한 정보도 얻고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초경을 앞둔 어린이가 무엇을 알아두면 좋을까요.

“월경이 생각과는 다른 모습으로 찾아올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어렸을 때 월경을 하면 피처럼 빨간 물질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막상 갈색 물질이 나와서 월경이 시작된 줄도 몰랐거든요. 부모님께도 바로 말씀드리지 못했답니다. 이런 현상이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부모님께도 말씀드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월경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려주고픈 것이 있다면….

“누군가는 월경이 고통스러울 수 있고, 또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을 서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자 어린이는 월경을 하진 않지만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주변 사람들이 처한 상황을 알아가면 좋겠습니다. 월경 때문에 힘들 때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길 바랍니다.”

장효빈 어린이과학동아 기자 robyne9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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