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공을 넘기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1. 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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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전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딩하오 九단 / 黑 김명훈 九단

<제2보>(14~29)=이 판이 두어진 작년 11월 랭킹은 김명훈이 한국 7위, 딩하오는 중국 7위였다. 김명훈은 설현준 변상일을, 딩하오는 김지석을 제치고 올라왔다. 위상으로 보면 국제 무대서 몇 차례 만났을 법도 한데 첫 대결이었다. 나이는 김명훈이 세 살 많지만 서로 양보할 수 없는 한 판이다.

둘 모두 속기(速棋)에 능한데도 꽤 느린 초반이다. 13에 9분, 15에 10분을 생각했다. 백 18, 22도 7분, 6분을 고심한 수들이다. 흑 ▲의 응수 타진에 14로는 ‘가’로 틀을 잡는 것이 좋았다. 15, 17 절단은 당연. 19 붙임은 맥점이며 21까지 외길이다. 22가 무거웠다. 참고 1도처럼 백 3점을 버리고 하변을 장악할 찬스였다.

23~27은 얼핏 어색해 보이지만 이런 정도로 처리될 자리. 그 다음 백의 선택이 어렵다. 참고 2도 1에 두어 백 4점을 살리는 것은 흑 2로 끊겨 괴로워진다. 12까지 놓고 보면 흑이 편한 진행. 딩하오는 일단 28로 하변을 지킨 뒤 흑에게 공을 넘겼다. 여기서 두 기사는 고수들다운 흥정을 주고받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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