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옐레나 쌍포 58득점… 흥국생명, 흔들림없이 3연승
경기후 이영수 감독대행도 사임
“팬들은 선수들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행복배구”
지난 2일 단장·감독 동반 사퇴 후 5일 인천에서 치러진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의 첫 경기에서 대부분의 팬들은 이러한 항의성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든 채 경기를 지켜봤다.
앞서 흥국생명은 2일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으며, (김여일) 단장도 동반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선수 기용과 관련해 단장과 감독 간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둘 다 물러나게 함으로써 갈등을 수습하려 한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선수 기용 권한을 이유로 팀을 정규 시즌 2위로 이끌던 감독까지 그만두게 해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수원에서 응원하러 왔다는 한 팬은 “선수 기용 여부는 감독의 권한으로 알고 있는데, 구단이 감독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 자체가 의아했다”면서 “갑자기 감독이 떠난다고 해 놀랐다”고 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다른 팬도 “성적이 나빴던 것도 아닌데, 시즌 중에 이런 일이 일어나 당황스러웠다”면서 “선수들의 잘못은 아니니 응원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뒤숭숭한 분위기에도 흥국생명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풀세트 접전 끝에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대2(21-25 25-19 25-18 21-25 15-10)로 제압하며 3연승을 달렸다.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꺾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외국인선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와 김연경이 각각 36득점과 22득점을 꽂아 넣으며 쌍포 역할을 했다. 흥국생명은 선두 현대건설(승점 48)에 이어 2위(승점 44·15승4패)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 전 새롭게 부임한 신용준 단장은 질의 시간을 자청해 “선수 기용이 아니라 운영에서 갈등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로테이션 문제와 관련해 의견이 안 맞았다”라며 “구단 개입 얘기가 나오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일축했다. 선수 기용이 아니라 로테이션 문제와 관련해 이견이 있었다는 것인데, 사실상 둘 다 감독의 권한이다. 이와 관련해 추궁을 받자 그는 “저도 갑자기 통보받고 와 파악이 제대로 안 됐다”면서 “시즌 중 단장과 감독이 사퇴하는 일이 있어서 팬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기 후 선수들 말은 신 단장과 달랐다.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은 “선수 기용과 관련해 (김 전 단장이 개입하고 있다는 걸) 저는 느꼈고, 선수들도 알고 있었다. 저 포함해 마음 상한 선수들도 있었다”며 “권 전 감독께도 말씀드렸다”고 했다. 김연경도 “기용 문제와 관련해선 사실이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팀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권 전 감독에 이어 선수단을 이끌어 온 이영수 감독대행도 이날 경기 후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권 전 감독과 함께하고자 흥국생명에 온 것이었다. 이게 맞는다”고 담담히 말했다.
/인천=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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