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문과 침공과 의약학 계열 쏠림의 '씁쓸한 유행'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 겸 부사장 2023. 1. 6. 02: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3일 2023학년도 대학입시 정시 원서접수가 마무리되었다.

이를 전후로 소위 '문과침공'과 의약학 계열 쏠림이 화제다.

소위 문과침공은 실리보다 명분, 즉 대학의 평판도를 추구하는 것이지만 소위 SKY를 포기하고 의약학 계열을 선택하는 것은 명분보다 실리, 즉 직업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위 문과침공과 의약학 계열 쏠림은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만기 부사장

지난 3일 2023학년도 대학입시 정시 원서접수가 마무리되었다. 이를 전후로 소위 '문과침공'과 의약학 계열 쏠림이 화제다. 문과침공이란 이과 수험생들이 선택과목의 표준점수 우위를 바탕으로 문과 모집단위로 지원하는 현상을 말한다. 현행 문·이과 통합형 수능은 조정점수제에 따라 난도가 높은 미적분과 기하의 표준점수가 확률과 통계보다 높도록 설계됐다.

또한 과학탐구가 사회탐구보다 대체로 어렵게 출제돼 표준점수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래서 지난해 입시에서는 상경계열 모집단위를 중심으로 문과침공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과 수험생들이 같은 점수로 문과에 지원하면 보다 높은 대학에 입학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과 지원자를 중심으로 피해를 봤다는 불만이 표출됐고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또하나는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등 최상위권 대학의 자연계열 수시모집 합격자의 상당수가 등록을 포기했는데 이는 수험생들이 최상위권 학교보다 이른바 의약학 계열을 선택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특히 대기업 취업이 보장된 반도체 관련학과도 수시 합격생 중 대략 70%가 포기했는데 이는 의약학 계열로 갔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인재가 이렇게 의대로만 몰리는 현상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우려와 인재가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의료인력이 되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는 반론이 맞선다.

대학입시를 둘러싸고 나타난 이 두 현상은 언뜻 정반대 특성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소위 문과침공은 실리보다 명분, 즉 대학의 평판도를 추구하는 것이지만 소위 SKY를 포기하고 의약학 계열을 선택하는 것은 명분보다 실리, 즉 직업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전자는 평판도가 높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후자는 전체 대학의 평판도는 다소 낮아도 의사가 되기 위해 취하는 선택이다. 그런데 내면으로 보면 비록 문송(문과라 죄송하다)사회라고 해도 명문대를 나오거나 의·약사가 돼야만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같은 목표에서 나온 것이다. 아니 본인이 윤택한 삶을 추구하겠다는데 누가 나무랄 것인가.

그러나 소위 문과침공과 의약학 계열 쏠림은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전자는 입시에서 피해를 봤다는 쪽이 있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다. 전자는 제도의 문제에서 비롯됐지만 후자는 사회현상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러므로 후자는 사회가 변해야 하니 단기간에 해소가 어렵지만 전자는 단기간에 제도개선이 가능하며 그럴 필요가 있다.

필자는 지난 글(투데이창 2022년 1월18일자)에서 이 같은 우려를 담아 통합 수학능력시험의 단발개편을 주장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각 대학이 전형계획을 바꾸는 방법이 있다. 각 대학과 교육당국이 협의해 2024학년도 대입부터 이과 모집단위 지원자들에게 미적분과 기하, 과학탐구를 필수로 지정한 것을 없애면 된다. 즉 확률과 통계, 사회탐구 선택자들도 이과 모집단위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면 된다. 구조적으로 유불리가 생기는 조정점수제는 어쩔 수 없다. 선택과목의 난이도 차이를 현재와 같이 조정하지 않으면 쉬운 과목을 택하는 학생들이 또 유리해지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또다른 유불리 문제가 발생하나 이를 완전히 극복하기는 어렵다. 과목지정을 해제하면 쉬운 과목으로의 쏠림이 우려되지만 그것은 어차피 점수산출에서 미적분과 기하에 이점을 주고 또 가산점 부여가 가능해서 보완할 수 있다.

경쟁에서 한 쪽이 불공정하다고 느낀다면 기회는 공평하게 주는 것이 옳다. 누구보다 최고의 교육전문가인 이주호 교육부총리의 인식도 필자와 같으리라 본다. 교육전문대학원 도입, 유보통합, 에듀테크, 고교체계 개편, 고교학점제, 교육감 러닝메이트제도, 교육자유특구 등 과제가 산적하지만 이 부총리는 이것부터 해결해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 겸 부사장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