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여의도 서울항

박창억 2023. 1. 5.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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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서해를 잇는 '서울항 사업'이 다시 추진된다.

서울시는 그제 여의도에 국제여객터미널 '서울항'을 조성하는 내용의 '세계로 향하는 서해뱃길'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는 올해 예산에 서울항 기본계획과 조사 용역비 6억원을 편성했고, 2026년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10여년 만에 재추진되는 서울항을 놓고 당시와 마찬가지로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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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서해를 잇는 ‘서울항 사업’이 다시 추진된다. 서울시는 그제 여의도에 국제여객터미널 ‘서울항’을 조성하는 내용의 ‘세계로 향하는 서해뱃길’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구상은 한강 서북쪽 방면(마포대교∼행주대교) 물길을 경인아라뱃길(서울 강서구∼인천 서구)과 연결해 서해(인천항 연안부두)까지 잇는 뱃길을 만든다는 것이다. 시는 올해 예산에 서울항 기본계획과 조사 용역비 6억원을 편성했고, 2026년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2010년 오세훈 시장이 재선하면서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다가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하면서 무산됐다. 2010년 당시 서울항 추진을 위해 서울시가 편성했던 예산은 약 2250억원. 실제로 세금을 이미 투입한 사업도 있다. 여객선이 드나들기에 폭이 너무 좁았던 양화대교의 교각 간격을 늘렸다. 한강 수심을 3.5m로 만드는 공사도 이뤄졌다.

그러나 10여년 만에 재추진되는 서울항을 놓고 당시와 마찬가지로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의 물류와 여객 운송 기능이 저조한 것으로 판명났기 때문에 이런 주장은 힘을 얻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은 물류 운송을 목적으로 사업비 2조7000억원을 들여 조성했다. 하지만 2012년 개통 이후 2019년 말까지 항만물류 실적은 519t으로 예상치의 8.2% 정도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여객 이용자 수는 누적 93만2000명으로 예상치의 20.2% 수준이었다. 인천항에 도착한 관광객이 차량이나 대중교통으로 1∼2시간이면 서울에 도착하는데 굳이 선박을 이용할지도 의문이다. 여의도 둔치에 항만 배후 시설이 들어설 공간도 전혀 없어 국제항으로서의 구실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환경단체의 반발 역시 크다. 서울시가 도입하겠다는 5000t급 선박이 한강을 오가려면 강바닥을 더 깊이 준설해야 하고, 선착장 규모 확대와 주차장 등 기반 시설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수질과 수생태계의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게 환경단체 주장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울항에 대해 “공상에 가깝다” “전시성 사업”이라고 비판한다. 오 시장의 구상이 여론 지지를 얻으며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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