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우리]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하며
국제사회 ‘안보·경제’ 대립 국면
한·미 동맹 중심 대외정책 유지
굳건한 신뢰… 윈윈 관계 발전을
2023년은 한·미동맹 70주년의 해다.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후 한·미동맹은 한국의 안보와 경제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왔다. 특히, 미·소 냉전 기간에 한·미동맹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가치 수호에 매우 중요한 기여를 했다. 한·미동맹이 없었다면 한반도에서 또 전쟁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이 베트남전쟁에서 패한 후 닉슨 대통령은 아시아 국가들에서 미군을 철수하기 시작하였다. 1971년 미 제7사단 철수가 완료되었으며,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미국은 15억달러를 지원하여 한국군을 현대화하고 한·미 연합야전사령부를 창설하였다. 박정희 대통령은 한때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였으나, 1979년 10·26 사건과 함께 이는 성공하지 못했다.
냉전 종식 후 한·미동맹은 새롭게 변화했다. 2009년의 ‘포괄적 전략동맹’이 그것이다. 이로써 한·미동맹은 한반도를 벗어나 지역 그리고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실질적으로 달성되지 못했는데, 중국의 부상으로 한·미동맹의 지역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윤석열정부는 한·미동맹의 지역화를 실질적으로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가 “타 당사국에 대한 태평양 지역에 있어서의 무력 공격을 자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공동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하여 각자의 헌법상 절차에 따라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고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이 공격을 받으면 한국 역시 공동으로 대처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한·미동맹은 말 그대로 ‘상호’ 방위조약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제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안보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미·중 경쟁 및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정세는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대립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 태세를 마련하고 동맹을 굳건하게 만드는 2023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첫 번째로, 현 정세는 한동안 미·중 경쟁에 기반하여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북·중·러 대 한·미·일의 대립 구도는 한동안 피할 수 없다. 제로섬 국면에서 한국이 과거와 같이 균형을 잡기는 매우 어렵다. 한·미동맹 중심의 대외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한·미 양국 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박근혜, 문재인정부 시절 한국의 중국 경사론(傾斜論)은 한·미 간 신뢰를 매우 약화시켰다. 동맹 70주년을 맞이하여 양국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복원해야 한다.
세 번째로, 한·미 관계가 ‘윈윈’ 하도록 해야 한다. 최근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글로벌 공급망을 독점하기 시작했다. 파트너 국가들의 첨단산업 생산 공장을 미국에 유치하고 있다. 한국, 일본, 대만 등은 이를 통해 자국의 경제적 이윤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전가하고 있다. 이러한 일방적 관계는 오래 지속할 수 없다. 한국은 이에 대한 반대급부를 미국으로부터 얻어내고, 한·미 관계가 윈윈 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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