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우리생물] 종종종 뛰어다니는 ‘힝둥새’

2023. 1. 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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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새의 종류만큼 그 새의 특징이나 생김새, 개성 등을 담은 이름을 가진 개체도 수없이 많다.

여름이면 시베리아나 몽골, 히말라야, 일본에서 번식하고 중국 중부나 동남아시아 등에서 겨울을 나는 새인데, 우리나라에는 봄과 가을에 잠시 쉬어가는 나그네새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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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새의 종류만큼 그 새의 특징이나 생김새, 개성 등을 담은 이름을 가진 개체도 수없이 많다. 그렇게 많은 이름 중에서도 유독 시선을 끄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새가 있다. 바로 ‘힝둥새’이다. 조류 도감의 색인 목록 중 가장 마지막에 있는데 울음소리나 생김새와도 관련이 없고 그 유래도 정확하지 않은 ‘힝둥’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궁금하여 한 번 더 관찰하게 되는 사랑스러운 이름을 가진 조류이다.

힝둥새는 참새목 할미새과의 작은 새로 몸길이 16∼17㎝의 늘씬하고 작은 몸집에 전체적으로 올리브 톤을 가지고 있다. 몸 윗면은 녹갈색의 가는 줄무늬가 있으며 밭종다리와 비슷하게 생겼다. 여름이면 시베리아나 몽골, 히말라야, 일본에서 번식하고 중국 중부나 동남아시아 등에서 겨울을 나는 새인데, 우리나라에는 봄과 가을에 잠시 쉬어가는 나그네새라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한라산, 지리산 같은 고지대에서 번식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힝둥새는 숲 가장자리의 초지에서 꼬리를 까딱거리면서 바삐 돌아다니는 모습으로 관찰된다. 주변에 사람이 나타나면 나무 위로 날아올라 꼬리를 위아래로 크게 까딱거리는 특유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우리말에 ‘흥뚱항뚱’이라고 있는데 ‘어떤 일에 정신을 온전히 쓰지 않고 마음이 들뜬 모양’이라는 뜻이다. 아마도 누군가 힝둥새가 꼬리를 쉴 새 없이 까딱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들뜬 것처럼 보여 이름 짓지 않았을까?

따사로운 계절 봄이 기다려지는 1월이다. 아직 겨울이 지나가기엔 시일이 많이 남아 있지만, 계절이 또 한 번 바뀌면 어김없이 힝둥새는 우리 곁으로 날아들 것이다. 그 종종거리는 발걸음이 또 한 번의 계절을 이겨내고 바쁜 걸음을 재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 있어 애정이 간다. 산이나 숲에서 주변을 잘 살펴보자, 종종 뛰어다니는 귀여운 힝둥새를 만날 수도 있으니.

백승운 국립생물자원관 조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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