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경질 사태' 겪은 김연경 "이런 팀이 또 있을까…당황스럽다"
이영수 수석코치마저 사의
(인천=뉴스1) 안영준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베테랑 김연경과 김해란이 권순찬 감독에 이어 이영수 수석코치까지 팀을 떠나자 "당황스럽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흥국생명은 5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도드람 V리그 2022-23시즌 여자부 4라운드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1-25 25-19 25-18 21-25 15-10)로 이겼다.
3연승을 달린 흥국생명은 15승4패(승점 44)를 기록, 선두 현대건설(승점 48) 추격을 이어갔다. 갈 길 바쁜 GS칼텍스는 8승11패(승점 26)에 머물렀다.
승리는 거뒀지만, 흥국생명은 초상집이었다. 지난 2일 흥국생명은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던 상황서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의 동반사퇴를 발표했다. 사실상 경질이었다.
이어 감독대행으로 GS칼텍스전을 지휘했던 이영수 수석코치마저 이 경기를 끝으로 권 감독을 따라 팀을 나가기로 했다.
경기 후 인터뷰장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이 소식을 처음 전해들은 김연경과 김해란은 깜짝 놀랐고, 서로를 바라볼 뿐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한참 후에서야 김연경은 "여러 면에서 아쉽다. 우리는 우승을 향해 가고 있었고, (우승 경쟁을 벌이는) 현대건설은 주축 선수가 다친 상황이었다. 그래서 좀 더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감독님에 이어) 코치님까지 나가신다고 하니, 도대체 어디까지 감당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김연경은 최근 장염 증세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22점을 득점, 흔들리던 팀이 승리를 얻는 데 크게 기여했다.
김연경은 "훈련을 못해서 뛸 수 있을지도 모르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팀에 이슈가 있던 만큼 내가 안 뛰면 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다"며 부상 투혼이 있었음을 밝혔다.
이어 "힘든 상황에서도 모두가 같이 잘 준비했고 이겼는데, 이제는 이영수 코치님까지 나가신다니 진짜 당황스럽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앞서 신용준 신임 단장은 권순찬 감독을 내보낸 이유에 대해 "전 단장이 선수 기용에 대한 간섭은 없었다. 다만 김연경과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의 로테이션을 두고 의견이 충돌했을 뿐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그런 이유로 경질됐다면 더 납득이 안 된다. 우리는 이번 시즌 4패 밖에 하지 않은 팀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팀 감독들이 다 경질될 수밖에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팎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는 '사태'가 벌어진 셈인데, 김연경은 내친김에 팀을 위해 쓴 소리까지 아끼지 않았다.
김연경은 "회사는 회사 말을 잘 듣는 사람을 감독으로 원하는 것 같다. 그러니 다음 감독님이 오신다고 해도 신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누구를 위해 선임되고 누구를 위해 경질되는지, 난 잘 모르겠다"면서 "IBK기업은행과의 경기(8일)가 곧바로 있는데, 우리끼리 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 싶다"고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앞서 신 단장은 "선수기용에서는 전혀 개입이 없었다"면서 "개입이라는 단어는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주장을 폈는데, 직접 경기를 뛴 선수들의 말에 의하면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함께 자리한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은 "선수기용에 대한 개입이 있었다. 선수들도 알고 있었고, 그 때문에 마음 상한 선수들도 있었다. 나 역시 그랬다"고 고백했다.
이어 김해란은 "다른 팀 감독님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인터뷰했던 말들이 다 공감이 된다. 권순찬 감독 입장에서는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이런 일이 앞으로는 안 일어났으면 싶다"고 견해를 나타냈다.
김연경 역시 "소속된 선수로 부끄러운 사실이다. 하지만 선수 기용에 대해서 (개입이) 있었던 건 사실이고, 솔직히 이번 시즌 그렇게 경기를 하다가 진 경기도 있다"고 가감 없이 털어놨다.
이어 "이런 팀이 또 있을까 싶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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