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현장] 김연경 “어디까지 감당해야 하는가?”...넋 나간 그가 밝힌 ‘경질설’

[부평=STN스포츠] 박재호 기자 = '강철 멘탈' 김연경(35)도 버티기 힘든 듯 보였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 서울KIXX와 4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2(21-25 25-19 25-18 21-25 15-10)로 승리했다.

권순찬 감독 사퇴 직후 최악의 분위기 속에서 챙긴 의미 있는 승리였다. 지난 2일 흥국생명은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의 동반 사퇴 소식을 전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배구계와 팬들은 의아해했다. 권순찬 감독은 2일 오전 구단의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팀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경질'과 같았다.

김연경과 김해란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김연경의 착잡한 표정에서 그의 심경이 느껴졌다. 권순찬 감독에 이어 감독 대행을 맡던 이영수 수석코치는 경기 직후 사임 소식을 직접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 사실을 두 선수에게 알려주자 모두 당황해했다.

두 선수는 김여일 전 단장이 선수 기용에 개입했다는 것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김해란은 "(선수 기용 개입을) 저는 느꼈고 선수들도 알고 있었다. 마음이 상한 선수도 있고 저 역시 그랬다"고 말했다.

권순찬 감독의 경기 운용이 아닌 '윗선'의 지시가 패배로 이어진 적도 있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윗선에서) 원하는 대로 경기를 하다가 진 적도 있었다. 팀에 소속된 선수로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권순찬 감독 경질에 대한 짙은 아쉬움도 내비쳤다. 김연경은 "선두와 승점 차가 적었고 이제 기회가 오고 있었다. 선두 현대건설은 외인 선수가 못 뛰는 상황이라 좋은 기회였다"라며 "이 시점에 안타까운 일들이 생겨서 아쉽고 선수로서 당황스럽다"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이영수 감독 대행의 사임 결정에 대해서는 "어디까지 감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감독 경질 사태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경은 "경기를 하다 보면 맞는 부분이 있고 안 맞는 부분도 있다. 포지션이나 포메이션에 있어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라며 "경기적인 문제로 경질했다면 더욱 납득이 안 된다. 이런 식이면 모든 감독님이 경질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제 흥국생명은 새로운 감독을 물색해야 한다. 김연경은 "다음 감독님이 온다고 해도 신뢰할 수 없다. 회사는 회사 말을 잘 듣는 감독을 선호할 것이다. 누구를 위한 선임, 누구를 위한 경질인지 모르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STN스포츠=박재호 기자

sports@stnsports.co.kr

▶STN SPORTS 모바일 뉴스 구독

▶STN SPORTS 공식 카카오톡 구독

▶STN SPORTS 공식 네이버 구독

▶STN SPORTS 공식 유튜브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