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해리왕자 “형에게 폭행당해, 개밥그릇 파편에 다쳐”···현지언론 자서전 ‘스페어’(예비용) 내용 소개

손봉석 기자 2023. 1. 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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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공개 사진



영국 찰스 3세 국왕 차남 해리 왕자가 다음 주 발간될 자서전 ‘스페어’(Spare)에서 형인 윌리엄 왕세자로부터 폭행당한 사실을 폭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출간 전 보안이 엄격한 가운데 책을 입수했다”며 자서전에 실린 내용을 알렸다.

자서전 제목은 왕가와 귀족 집안 차남을 가리키는 표현에서 따왔다. 장남은 지위와 권력과 재산을 이어받지만 차남은 “장남에게 일이 생길 경우에 대비한 스페어(예비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서전 내용에 따르면 이 폭행 사건은 2019년 해리 왕자가 당시 거주하던 런던 켄싱턴궁 내 노팅엄 코티지에서 윌리엄 왕세자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발생했다. 윌리엄 왕세자는 형제간 관계와 언론과의 갈등 등 사태 전반에 관해 얘기를 하고 싶어했는데, 해리 왕자 거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몹시 열이 받은 상태였다. 윌리엄 왕세자는 해리 왕자의 부인인 메건 마클이 “까다롭고”, “무례하며”, “사람들과 마찰을 일으킨다”고 말했고, 해리 왕자는 형이 언론에 나오는 얘기만 따라하고 있다며 그보단 낫기를 기대했다고 맞받아쳤다.

윌리엄 왕세자는 이성적이지 않았고 형제 모두 서로에게 고함을 지르게 됐다. 해리 왕자는 형에게 후계자처럼 행동하면서 동생이 스페어 신세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서로 모욕하는 발언이 오간 후 윌리엄 왕세자는 도와주려는 것이라고 말했고, 해리 왕자는 “진심이야? 나를 도와주겠다고? 정말? 형은 이런 걸 그렇게 부르는 거야? 나를 도와주는 거라고?”라고 말했다.

그러자 윌리엄 왕세자가 화를 내고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해리 왕자에게 다가갔다. 해리 왕자는 겁이 나서 부엌으로 갔으나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윌리엄 왕세자가 따라갔다. 해리 왕자는 물이 담긴 유리잔을 건네면서 “형이 이러면 내가 얘기를 할 수가 없잖아”라고 말했지만 윌리엄 왕세자는 물잔을 내려놓고 달려들었다.

해리 왕자는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형은 내 옷깃을 잡고 목걸이를 잡아채고 바닥에 쓰러뜨렸다. 등 아래로 개 밥그릇이 깨지고 파편에 몸이 찔렸다. 정신이 멍해서 한동안 바닥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서 형에게 나가라고 했다”고 자서전에서 주장했다.

해리 왕자는 윌리엄 왕세자가 ‘어린 시절 싸웠을 때처럼, (내가 너를 때려서 네가)맞았으니 (너도 나를) 때리라’고 했으나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윌리엄 왕세자는 나가다가 돌아와서 후회하는 표정으로 사과했다. 그러고선 다시 나가다가 뒤를 돌아보며 그 일을 마클에게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 해리 왕자는 사건 후 심리치료사에게 전화를 했으며, 부인에게 말한 것은 나중에 그녀가 등에 찰과상과 타박상이 있는 걸 본 후였다고 말했다. 마클은 얘기를 듣고 놀라거나 화내지는 않고 매우 서글퍼했다고 해리 왕자는 전했다.

2021년 4월 엘리자베스 2세의 남편 필립공 장례식 때에는 윈저성에서 찰스 3세 국왕이 싸우는 두 아들 사이에 서서 달아오른 아들들 얼굴을 올려다보며 “얘들아 제발, 내 말년을 비참하게 하지 말아다오”라고 말했다고 해리 왕자는 전했다.

데일리 메일은 해리 왕자가 자서전에서 2005년 나치 제복을 입고 파티에 참석한 사건에는 윌리엄 왕세자 부부도 관련돼있다고 주장했다고 페이지 식스를 인용해 전했다.

그는 형과 당시 여자친구였던 미들턴에게 전화를 걸어서 나치 제복과 조종사 옷 중에 어떤 걸 입으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그들이 나치 제복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또 나치 제복을 입은 모습을 보곤 깔깔대고 웃었다고 덧붙였다.

해리 왕자는 이날 공개된 ITV 인터뷰 예고편에서 찰스 3세의 5월 대관식 참석 여부에 관해 확언하지 않았다. 그는 “그때까지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며 공은 왕실 측으로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왕실은 해리 왕자 부부의 발언과 관련,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영국 왕실을 떠나며 2020년 4월부터 왕가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공식 활동 의무는 수행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캐나다로 이주했다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했다. 2021년 미국 최대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와 이번 자서전 등 책 4권을 2000만 달러(255억원)에 출간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2021년 초에는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첫 인터뷰를 하면서 왕실 내 인종차별 등에 관해 폭로했다. 작년 12월에는 넷플릭스에서 6부작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해리 왕자 대필 자서전은 10일 나올 예정이며, 이틀 전인 8일에는 영국 ITV와 미국 CBS에서 인터뷰가 방영된다.

해리 왕자 자서전은 예약 주문만으로 이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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