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에 빠진 김연경 “부끄러운 일, 이런 팀 또 있나..선수기용 개입 有”

[인천=뉴스엔 안형준 기자]

김연경이 팀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흥국생명은 1월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GS칼텍스와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흥국생명은 세트스코어 3-2(21-25, 25-19, 25-18, 21-25, 15-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2일 김여일 단장과 권순찬 감독이 동시에 물러난 흥국생명은 이영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이날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이 대행 역시 "감독님이 물러나실 때부터 생각했다. 나도 오늘까지다"며 경기 종료 후 사퇴를 발표했다.

김연경은 "팀이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 현대건설을 잡고 분위기가 올라가고 있었다. 연초에 쉬고 돌아왔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 많이 당황스러웠다. 오늘도 힘든 상황에서 경기를 준비했다. 승리해서 다행이지만 우리가 어디까지 감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심정을 밝혔다.

김연경은 "(권순찬)감독님과는 2일 저녁에 연락을 했다. 서로 당황스러운 상황이라 깊은 대화를 나누지도 못했다. 경질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다. 알려진 그대로다"고 말했다. 선수 기용에 구단이 개입했다는 것이다. 김연경은 "(구단의)선수 기용 개입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게 하다가 진 적도 있었다. 이런 말을 하기도 부끄럽고 소속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부끄럽다"며 "다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납득하기 어렵다. 이런 팀이 또 있을까 싶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경기를 운영하다보면 맞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다. 포지션, 포메이션에 정답은 없지 않나. 그런 문제로 감독님이 경질됐다고 하면 더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모든 감독님들이 경질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 부족함이 없는 곳이 어디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용준 신임 단장은 경기에 앞서 빠르게 새 정식 감독을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경은 "이제는 다음 감독님이 오신다고 해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단에서 원하는 감독은 구단의 말을 잘 듣는 감독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지 않나. 누구를 위한 경질인지 모르겠다. 일요일에 바로 경기가 있는데 수석코치님도 나가셨다. 이제는 우리끼리 해야하는 상황인가 싶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연경은 "그래도 힘내서 할 수 있었던 것은 팬들의 응원 덕분이다. 힘내서 할 수 있었다. 항상 감사드린다"고 팬들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팀 최고참인 김해란은 "선수 기용에 구단이 개입한다는 것은 이미 느끼고 있었다. 선수들도 알고 있었다. 감독님께 그런 부분을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알고있었고 마음이 상했다는 말도 했다"며 "안타깝다. 다른 감독님들 말씀이 공감된다. 감독님 입장에서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으셨을 것 같다. 다신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심정을 밝혔다.(사진=김해란과 김연경)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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