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터졌다…손흥민, 크리스털 팰리스전서 ‘105일 만에 리그 득점포’

모든 속박과 굴레를 벗어던졌다

토트넘 손흥민이 5일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리그 4호 골을 터뜨린 뒤 안면 보호대를 벗어던지며 포효하고 있다. 런던 | 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 3 대 0 앞선 후반 ‘쐐기골’
부상 후유증 우려 말끔히 씻어내
안면 마스크 벗고 모처럼 ‘손찰칵’
“팀에 미안했는데…전환점 되길”

마스크를 벗어 던진 손흥민(31·토트넘)이 환한 표정으로 모처럼 ‘찰칵’ 세리머니를 펼쳤다. 손흥민은 5일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3-0으로 앞선 후반 27분 팀의 쐐기골을 넣었다. 후반 22분 해리 케인의 결정적인 스루패스로 잡은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를 놓친 손흥민은 두 번째 기회를 실수 없이 마무리했다. 케인이 중앙선 부근에서 보낸 로빙 패스가 손흥민과 경합하던 상대 수비수 등에 맞고 떨어지는 행운이 따랐다. 손흥민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과 케인(2골)이 나란히 득점에 성공한 토트넘은 4-0으로 승리, 리그 3경기 만에 승리를 따내며 5위(승점 33점·10승3무5패)를 지켰다.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35점)와는 승점 2점 차다.

손흥민에게 올 시즌 유일한 리그 득점 경기였던 지난해 9월18일 레스터시티전 해트트릭 이후 리그 4호골(2도움·공식전 6골 2도움)이 터지기까지 9경기, 무려 105일이 걸렸다. 지난 시즌 23골을 넣어 아시아 선수로서 처음 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은 올 시즌 달라진 팀 환경 속에 득점력이 뚝 떨어져 마음고생이 컸다. 지난해 11월 안면골절상, 한 달간의 카타르 월드컵 출전 이후 부상 후유증과 부진이 이어지면서 우려를 낳았지만, 이날 골로 다시 자신의 존재감을 펼쳐 보였다.

안와골절 수술 뒤 얼굴 보호를 위해 마스크를 쓰고 뛰던 손흥민은 직전 애스턴 빌라전에서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마스크를 벗었다. 이날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그라운드에 선 손흥민은 골이 터지자 마스크를 벗어 던지며 환호했다. 손흥민은 경기 뒤 “내가 해온 것보다 더 많은 기대를 받아 그간 팀에 미안했다. 오늘이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득점은 자신감을 되찾는 데 매우 중요하다. 다가오는 경기들에선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했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도 경기 직후 오랜 마음고생을 털어낸 손흥민을 가장 먼저 격려했다.

손흥민은 이날 골 상황마다 중요한 연결고리가 됐다. 0-0이던 후반 3분 손흥민으로부터 시작된 공격 전개 과정에서 공은 브리안 힐을 거쳐 왼쪽 이반 페리시치에게 빠르게 이어졌다. 페리시치의 크로스가 반대쪽 포스트로 달려든 케인에게 정확히 배달되면서 헤더 선제골이 됐다.

2-0으로 앞선 후반 23분에는 페널티지역에서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태클을 피하다 슈팅 타이밍을 놓친 직후, 곧바로 도허티에게 패스해 팀의 세 번째 골에 기여했다. 손흥민의 패스가 수비 맞고 굴절되면서 도움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이날 손흥민-케인의 호흡이 살아난 점은 최근 답답한 공격 흐름의 토트넘에 긍정적이다. 이날 합작골은 통산 43번째 득점(공식전 50골·1위)이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