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성 지능인 삶’ 6개월 취재한 대학생들 “사회적 약자 목소리 대변할 수 있어 기뻐”

강정의 기자 2023. 1. 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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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심층·르포취재물 공모’, 윤은영·김윤지·김제원씨 ‘대상’
윤은영씨, 김윤지씨, 김제원씨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었습니다.”

언론사 지망생인 윤은영(24·한남대 정치언론학과), 김윤지(23·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김제원(24·가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씨는 지난해 말 뉴스통신진흥회가 주최한 ‘제5회 탐사·심층·르포취재물 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이번 공모에 ‘우리는 경계선 지능인입니다 : 한국 사회에서의 경계선 지능인의 삶’을 주제로 다룬 탐사·심층 취재물을 출품했다. 경계선 지능은 지적 장애와 비지적 장애의 경계에 있는 지능을 뜻한다.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지만 기성언론이 잘 다루지 않는 사안에 초점을 맞추자고 의견을 모은 끝에 정한 주제였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6개월여간 경계선 지능인과 학부모, 특수학교 교사, 전문가 등 14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경계선 지능인이 초등학교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겪는 각종 어려움과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등을 집중 조명하기 위해서였다.

김윤지씨는 “경계선 지능인은 전 세계 인구 중 13.6%, 국내엔 약 80만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별도의 장애 등급도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사실상 어떠한 그룹에도 속하지 못한 채 경계에 놓여 있던 셈”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취재 과정에서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비뚤어진 사회적 인식을 접하기도 했다. 김제원씨는 “경계선 지능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모인 단체 ‘느린학습자시민회’를 인터뷰할 때 한 학부모가 학교에서 자녀를 포기하라고 해 속상해했다”면서 “학교에서조차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출품한 취재물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경계선 지능인이 겪는 어려움과 이들이 사회에서 소외되는 원인 등을 객관적으로 진단·검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미약하게나마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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