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혜자계약에 37세에 늦깎이 국대…영웅들 포수, 대표팀 ‘숨은 영웅’ 도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FA 혜자계약에 37세에 늦깎이 국대까지.
키움 베테랑 포수 이지영(37)은 삼성 육성선수 출신이다. 2000년대 말, 리빌딩이 한창일 때 잠시 1군에서 활약하기도 했지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류중일 전 감독 시절이던 2013년부터다. 진갑용 KIA 수석코치의 확고부동한 백업으로 자리매김했고, 진 코치가 잔부상에 시달릴 때 포수 마스크도 자주 썼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3할 언저리의 타격으로 관심을 모았다. ‘초구 지영’이라는 별명도 이 시기에 생겼다. 장타력은 떨어져도 정확성만큼은 인정 받았고, 더불어 포수에게 중요한 수비, 블로킹, 투수리드, 주자견제도 조금씩 눈을 떠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부터는 사실상 주전이었다.
그랬던 이지영은 2019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에 합류했다. 당시 삼성, 키움, SK가 삼각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지영이 삼성에서 키움으로, 고종욱이 키움에서 SK로, 김동엽이 SK에서 삼성으로 각각 이동했다.
세월이 흘러 이지영이 최후의 승자가 됐다. 이지영은 2019시즌 후 키움과 3년 18억원 FA 계약을 하며 성공한 야구선수로 공인 받았다. 고종욱은 SK에서 고전하다 방출된 뒤 KIA에서 새출발했고, 김동엽은 삼성에서도 입지가 많이 축소된 상태다.
이지영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타율 0.282, 0.309, 0.275, 0.267을 각각 기록했다. 타점은 39개, 36개, 31개, 37개. 통산타율 0.282를 자랑할 정도로 포수치고 정확성이 좋은 강점을 유지하고 있다. 2023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또 얻는다.
사실 공수겸장, 완성형 포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22시즌 WAA 1.001로 포수 1위, 994.2이닝으로 포수 최다이닝 2위, 포수 평균자책점 3.52로 4위, PASS/9 0.371로 6위, 도루저지율 34%로 6위를 차지했다.
결국 37세의 나이에 생애 처음으로 성인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양의지(두산)의 백업인데, 양의지가 경기후반 대주자로 교체되면 마스크를 쓰는 시간도 은근히 길어질 수 있다. 어차피 타격에서 해줘야 할 선수들은 정해져있다. 이지영은 수비와 투수 및 야수 리드 등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하면 된다. 그런 능력을 높게 평가받았다는 증거다. 어쩌면 대표팀의 숨은 영웅이자 소금이 될 수도 있다.
WBC를 시작으로 2023시즌에는 키움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는다. 알고 보면 리더십도 좋은 선수다. 지난 시즌 도중, 후배들을 향해 “XXXX하죠”라고 했다. 후배 투수들이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 욕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솔직한 고백이었다. 좋은 말로 격려를 더 많이 해주겠지만, 조직이라는 게 항상 좋은 말만 주고받으면 잘 굴러가지 않는 법이다. 대표팀에서도, 키움에서도 이지영의 리더십이 발휘되면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지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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