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안 한다더니 마음 바뀌었다고”…둔촌주공 살리기 된 규제 해제
정부가 부동산 관련 규제를 대거 해제하면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지 둔촌주공아파트 자리에 올라서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숨통이 트였다. 청약 경쟁률이 저조해 미계약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 곳이지만, 이번 부동산 대책의 수혜가 집중되면서 이목이 모이고 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권역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도 받지 않게 되면서 실거주의무가 폐지되고 전매제한 기간이 줄어들었다. 자금 조달도 한층 수월해진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50%에서 70%로 상승하고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3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정당계약을 받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완판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 단지는 지난해 말 입주자 모집 공고 당시 전매제한 8년 및 실거주 2년이 적용됐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는 분양가격이 13억원대라 중도금 대출을 실행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전매제한 기간은 1년으로 대폭 감소하고, 실거주할 필요도 없어졌다. 수분양자들은 올해 말부터 분양권을 사고팔 수 있는 데다가 입주 시 전세나 월세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이자를 감당할 여력이 된다면 대출을 활용해 중도금을 치르는 것도 가능하다. 사실상 이번 대책이 ‘둔촌주공 살리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5.45대 1이었다. 부엌뷰, 고분양가, 옵션차별 논란이 겹치면서 1순위 마감이 불발되는 굴욕을 겪었다. 일부 주택형은 예비 입주자 수조차 채우지 못하는 등 부진한 청약 성적표를 받으면서 미분양 우려를 키웠다. 하지만 현재 당첨자의 80%가량이 계약 의사를 밝히고 서류를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복수의 분양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인공호흡기를 달아 준 것과 다름없다”라며 “예상을 웃도는 계약률을 기록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수요자들에게 고금리는 여전히 부담”이라며 “완판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인접한 행정구인 송파지역의 집값이 하락 중인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달 23일 16억5000만원에 팔렸다. 네이버부동산 기준 호가는 더 낮다. 잠실동의 대장주인 엘스·리센츠·트리지움 전용 84㎡도 모조리 심리적 지지선인 20억원대를 밑돌고 있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입지와 학군이 더 좋은 헬리오시티의 매매가와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분양가의 차이가 거의 없다”며 “잠실 구축 급매물을 기다리거나 조합원 분양권을 거래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 청약 통장을 사용하지 않은 실수요자들의 불만도 최고조에 달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무슨 정책이 한두 달 걸러 바뀌냐”, “정부가 돈 많은 사람들 투기하라고 권장하는 것 같아 뒤통수 맞은 기분”, “둔촌주공에 맞출 줄 알았다면 조금만 더 늦게 분양할걸”, “이렇게 큰 단지가 망하면 부동산 경기를 걷잡을 수 없게 돼 그런가?”, “애초 형평성을 모르는 정부인데 어쩌겠냐” 등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편, 부동산R114에 따르면 규제 해제 지역의 공급 예정 물량은 총 4만1308가구로 집계됐다. 서울 21개구에서 2만3663가구, 경기 4개시에서 1만7645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임대 물량은 제외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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