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 사태 뒤 첫경기’ 흥국생명, 어수선한 분위기 속 승리…감독대행은 경기 직후 사퇴[스경X현장]
단장과 감독 간의 의견 충돌을 동반 사퇴, 사실상 ‘동시 경질’로 정리해 배구계에 파장을 일으킨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경질 사태 이후 열린 첫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신임 단장이 의견 충돌의 원인으로 꼽은 로테이션은 감독 고유의 권한인 데다, 이영수 감독대행이 경기 직후 자진 사퇴하며 파장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가 열린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 취재기자만 30여명이 운집했다. 평소 취재기자 규모의 4~5배의 인원이 경기장을 찾은 이유는 이날 경기가 경질 사태 이후 열린 첫 경기였기 때문이었다. 앞서 지난 2일 흥국생명 임형준 구단주는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 하지 않는다”며 권순찬 전 감독과 김여일 전 단장을 동반 사퇴시켰다.
지난 2일 부임한 신용준 신임 단장은 이날 경기 전 감독 인터뷰를 위해 취재진이 모여 있던 인터뷰실을 찾아 최근 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신 단장은 “(김 전 단장과 권 전 감독이)선수 기용에 대해 충돌한 게 아니라 로테이션 문제에 있어서 의견이 안 맞았다. ‘전위에 김연경과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를 같이 두지 말고, 둘을 전위와 후위로 나누면 좋겠다’는 팬들의 의견이 있었다. 그런 부분에 관해 이야기하다 의견 대립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로테이션은 배구 특유의 규칙으로, 6명의 선수가 전위와 후위로 나눈 뒤 위치를 시계방향으로 바꿔가며 경기하는 것을 말한다. 로테이션의 첫 위치는 세트마다 바꾸기도 하는데, 이는 감독 고유의 권한에 해당한다. 이번 흥국생명의 사태를 야구에 비유하면 단장이 감독이 정한 타순을, 축구에 비유하면 감독이 정한 포메이션이나 선수의 포지션을 바꾸라고 이야기하다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전 단장이 권 전 감독의 권한에 월권한 게 아니냐’는 취지의 질의가 꾸준히 나왔고, 신 단장과 취재진의 질의응답은 약 20분간 이어졌다.
어수선한 코트 밖과 달리 선수들은 같은 시간 코트 안에서 준비 운동하며 이날 경기에 집중했다.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접전 양상으로 풀세트까지 진행된 이날 경기는 흥국생명이 세트스코어 3-2(21-25 25-19 25-18 21-25 15-10)로 이겼다. 최근 장염 증세로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아 이틀간 훈련을 쉬기도 했던 김연경은 22득점하며 고비마다 숨통을 트는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경질 사태 속 경기장에는 3411명의 관중이 찾아 관중석 절반 이상을 채웠다. 일부 관중은 ‘팬들은 선수들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라는 문구로 혼란을 겪는 선수들을 응원했다.
흥국생명의 이영수 감독대행은 경기 직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이 감독대행은 “(지난 2일)그 때부터 저도 그만둘 생각이었다”며 “오늘(5일) 체육관에 와서 경기 전 구단과 이야기했다. 선수들에게는 미리 말을 못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는 8일 IBK기업은행과 원정경기를 펼쳐야 하는 흥국생명은 조만간 새 사령탑을 정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신 단장도 경기 전 질의응답에서 후임 감독을 빠르게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단장은 “가능한 한 빠르게 선임해 남은 라운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 |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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