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는데…“올해 금리인하 없다” 쐐기 박은 연준
매파 “상반기 5.4%로 올려야” 주장도
연준은 4일(현지시간) 공개한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올해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예상하는 참석자는 없다”면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의사록에서 ‘인플레이션’이란 단어는 103번 언급됐다. 연준은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일곱 차례에 걸쳐 0.25%(상단 기준)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4.5%까지 끌어올렸다.
연준은 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 1년간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린 것에 대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아직도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장기 목표치인 2%를 훨씬 상회하고 있고, 일손이 부족한 노동시장에서 기업들이 앞다퉈 임금을 올리는 상황이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로이터통신은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가 초래할 실업률 문제와 물가와의 싸움에서 연준이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시장의 확대 해석도 경계했다. 연준은 지난 6월부터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역대급 긴축’에 나선것과 달리 지난달에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으며 시장의 예상대로 인상 속도를 줄였다. 이와 관련해 의사록은 “금리 인상 속도 둔화가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려는 위원회의 의지 약화나 물가가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판단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겠다는 강한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회는 “향후 경제 지표들을 보고 물가상승률이 2%를 향해 확실히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다수의 참석자들은 “역사적 경험들은 조기에 통화 완화를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하면서 시장에는 올 하반기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돼 있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개 주요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답변자 대부분은 연준이 오는 3분기나 4분기에는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올해 1분기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2분기 금리인상을 멈추고 이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연준은 “위원회의 대응을 오해해 금융 시장이 부적절하게 완화되면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연준의 노력이 복잡해질 것”이라면서 이를 경계했다.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기대하는 시장의 낙관론이 물가를 잡으려는 연준의 노력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의사록에 따르면 19명의 FOMC 위원 중 2023년 금리인하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 위원은 한 명도 없었다. 지난달 FOMC 정례회의 직후 공개한 점도표에서 FOMC 위원 19명 중 17명은 올해 최종 금리를 5% 이상으로 전망했다. 특히 10명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5.0∼5.25%로 예측했다. 이는 현재보다 0.75%포인트 높다. 의사록은 이달 31일에서 내달 1일까지 열리는 올해 첫 FOMC 정례회의에서 얼마나 금리를 올릴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의사록 공개에 앞서 FOMC 위원 중 가장 매파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이상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WSJ에 따르면 카시카리 총재는 이날 온라인에 공개한 글에서 올 상반기에 기준금리가 5.4%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지만, 확신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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