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에 쫓기고, 악플에 시달려…마음에 ‘멍’드는 웹툰작가들
3명 중 1명 우울증·불면증
4%는 ‘극단 선택’ 시도까지
“연재를 시작한 지 3년이 넘어가고 4년이 되니까 슬슬 제가 미쳐가고 있는 것 같았어요. 제 주변에 우울증 없는 작가는 한 명도 없어요.”
5일 한국노동안전보건소 연구소가 공개한 ‘웹툰작가들의 정신건강 및 신체건강과 불안정 노동수준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웹툰작가 3명 중 1명은 우울증과 불면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 댓글과 과도한 업무량, 촉박한 마감 시간 등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최근 1년간 50만원 이상 소득이 있는 웹툰 전업작가 32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웹툰작가노동조합, 한국만화가협회 등에 소속된 웹툰작가 15명과 심층면접도 했다. 웹툰작가의 정신, 신체건강 실태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설문에 응한 웹툰작가의 28.7%가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28.2%는 불면증을 경험했다. 보건복지부가 2021년 12월 발표한 ‘2021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 만 18~79세 한국인이 ‘평생 경험하는’ 우울장애 유병률이 7.7%였다. 1년 유병률은 1.7%에 불과했다.
설문조사에서 웹툰작가의 17.3%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고, 8.5%가 이를 계획했으며 4.0%는 시도까지 했다고 응답했다. 일반인이 평생 극단적 선택을 생각, 계획, 시도한 비율(각 10.7%, 2.5%, 1.7%)보다 높다.
실제로 작가에 대한 비난을 받은 경험이 있으면 우울장애 진단 위험이 1.9배 높고, 수면장애 증상도 2.18배 높았다. 극단적 선택에 대한 계획을 세울 위험 역시 2.45배 높았다. 작품에 대한 비난을 받은 경험이 있으면 위험도는 더 올라갔다. 우울장애 진단 위험이 3.94배, 수면장애 증상은 3.79배 높았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업무 특성상 근골격계질환과 방광염, 위장질환과 안과질환 발병률도 높았다.
웹툰작가의 하루 노동시간은 평균 9.9시간이고, 마감 전날은 11.8시간으로 치솟았다. 주당 근무일수는 5.7일,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51시간으로 나타났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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