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거느린 ‘조직적 사기’ 피해 더 키웠다
[앵커]
그러면 이 문제 함께 취재한 탐사보도부 우한울 기자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숨진 빌라왕의 배후를 추적하다가 취재가 여기까지 온 건데, 우선 이런 조직의 실체가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인가요?
[기자]
전세 사기 유형이, 통계처럼 관리되는 것은 아니니까 첫 사례라고 단정해 말하긴 어려운데요.
분명한 건, 이렇게 최소한 5명 이상의 여러 빌라왕을 거느린 조직의 실체가 드러난 경우는 처음입니다.
이 한 조직에서 관리하던 주택이 3천 채까지 이르렀다는 거니까, 저희에게 해당 조직을 고발한 내부자도 이 조직이 대규모, 업계에서 큰 규모라고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여러 빌라왕들, 다 이렇게 조직에서 관리되는 경우인가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보자와 업계 얘기를 종합하면, 한 인물이 빌라왕이 되기까지 과정은 모두 제각각이었습니다.
먼저, 명의가 단순 도용된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피해자라고도 볼 수 있겠죠.
노숙인처럼 사회적 약자에게 접근해서 상대적으로 푼돈을 주고 명의를 도용하는 경우입니다.
반대로 본인이 수수료를 노리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처럼 특정 조직의 관리를 받으면서 빌라왕이 되는 사례, 가장 문제로 보입니다.
지금 제가 숨진 빌라왕, 정 씨가 관리 조직에 써 준 위임장을 갖고 나왔는데요.
앞선 보도에서 언급한 대로 정 씨는 임대계약과 관련된 모든 권한을 다 넘겼습니다.
빌라를 살 때마다 이렇게 위임장을 한 장씩 써주면 조직 소속 직원이 대신 계약을 진행해주는 겁니다.
그러니까 빌라 수백 채씩을 굴릴 수 있게 되는 거죠.
[앵커]
그럼, 이런 빌라왕들을 거느린 조직들, 더 있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내부 관계자는 수천 채씩 굴리는 관리 조직, 더 있다고 했습니다.
전국 주택 3천 4백여 채를 사들여 '빌라의 신'으로 불린 전세사기범 일당 3명이 지난 9월 구속됐는데요.
제보자는 오늘(5일) 저희가 보도한 이 조직이 그와 비슷한 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여러 명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데다가, 자기자본이 없어도 무자본 갭투자로, 마구잡이로 집을 사들일 수 있어서 이런 조직들, 단기간에 덩치를 키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한덕수 총리가 전세 사기 관련해서 단호한 대처를 관련 부처에 요구했어요.
현재, 경찰 수사는 어디까지 와 있나요?
[기자]
한 총리도 오늘 건축주와 임대사업자, 분양대행업자 등이 공모해서 벌이는 조직적 범죄라고 했는데, 실제 경찰 수사에서는 개별적인 '전세 사기'로만 기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피해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이런 배후를 규명하려고 이리저리 뛰고 있지만, 쉽지 않거든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는 피해 예방을 위해서라도 아직 드러나지 않은 큰 조직들에 대한 실태 파악과 수사가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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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울 기자 (wh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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