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숨진 빌라왕도 그의 아래 있었다…위임장 쓰고 모든 권한 넘겨
[앵커]
이 조직이 움직인 빌라왕 가운데엔 2021년 제주에서 숨진 정 모 씨도 있습니다.
'빌라왕'이 아니라 '바지' 집주인이었던 겁니다.
조직원이 위임장을 들고 다니며 거래를 대신했고, 그 사이 총책 신 씨는 꼭꼭 숨어있었습니다.
이어서 김용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21년 숨진 빌라왕 정 모 씨는 사망 한 달 전 이곳 빌라 2채를 사들였습니다.
그런데 매매 계약은 정 씨가 아닌 신 씨 업체의 직원이 대신했습니다.
당시 이 대리인이 들고 다닌 위임장.
매매와 등기, 임대 등 계약에 대한 권한을 정 씨에게서 넘겨받았습니다.
정 씨가 인근 다른 오피스텔 6채를 사들일 때에는 분양업체가 계약을 대신했는데, 이때도 대리인이 등장했습니다.
분양업체 측은 대리인이 정 씨와 함께 와 위임장과 인감, 공인인증서를 넘겨줘 계약을 진행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대리인과 위임장, 정 씨가 사망 3주 전 6채를 한꺼번에 사들이고 사망 당일에도 보증보험 신청 전자서명까지 하게 된 배경입니다.
신 씨 업체에서 이렇게 위임장을 들고 다니며 빌라왕들을 대리한 직원은 확인된 것만 3명, 법적 소유주인 빌라왕을 대신해 세입자들 앞에 직접 나서기도 했습니다.
['빌라왕' 정 씨 집 세입자/음성변조 : "(부동산) 방문했을 때 똑같이 대리인(법인 직원)이 오셨고..."]
총책 신 씨는 모든 과정에서 철저히 숨어 있었습니다.
[공형진/변호사 : "(피해자 입장에서는) 배후에 있는 빌라왕들을 거느리고 있는 총책의 존재를 알 수가 없고요. 알아보려고 해도 방법은 없습니다. 수사기관에서 해 줘야 하는 문제거든요."]
신 씨는 정 씨 사망 뒤 세입자들이 집단으로 항의를 한 뒤에야 수습을 위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빌라왕' 정 씨 집 세입자/음성변조 : "(돈 못 받을까) 불안하면 우리 대표를 만나봐라. 신 대표라는 사람을 사무실로 만나러 간 거죠. 어려요. 안경 끼고 명품을 (입었고)."]
이 때까지도 문제 해결을 장담했다고 합니다.
['빌라왕' 정 씨 집 세입자/음성변조 : "내가 불안해하니까 나중에 경매로 넘어가면 자기가 책임을 지고 전세금을 회수를 해 주겠다,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하지만 세입자들은 빌라왕 정 씨가 숨진 1년 반이 지나도록 아무런 해결책을 듣지 못한 채 전세금을 떼일 처지에 놓였습니다.
경찰은 최근에야 정 씨 관련 사건 수사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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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덕 기자 (kospir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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