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거] '중성화' 고양이가 출산을…수상한 동물병원
지금 보시는 건 수컷인 고양이에게 중성화 수술을 해줬다면서 지자체가 주는 보조금을 받으려고 동물병원 측이 올린 사진입니다. 그런데 이 고양이는 수컷이 아니라 새끼까지 낳은 암컷이었습니다. 다른 고양이들 사진에서도 수상한 점들이 확인됐습니다. 오늘(5일) 트리거에서는 구멍 뚫린 고양이 중성화 사업 현장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길고양이 '이백이'입니다.
왼쪽 귀가 조금 잘려 있습니다.
중성화 수술을 마쳤다는 뜻입니다.
이백이 행동이 이상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월,
[A씨/자원봉사자 : 배가 너무 많이 불러서 지인들한테 사진 보내면서 이백이 임신한 것 같다고…어느 날 왔는데 배는 홀쭉해지고…]
중성화수술을 마친 고양이가 임신을 하고, 출산까지 했다는 겁니다.
동물병원에 이백이를 데려간 자원봉사자는 더 황당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김상윤/수의사 : 난소는 보이는데요, 복강을 연 자국은 없거든요.]
중성화 수술 흔적은 없고 난소와 자궁이 그대로 있다는 것입니다.
이백이를 수술한 곳은 경기도 하남의 한 동물병원, 이백이를 수술했다며 지자체에 보조금을 받기 위해 이 병원이 올린 사진입니다.
원래 암컷인 이백이에게 수컷 생식기를 적출했다고 올렸습니다.
[김상윤/수의사 : 사진이 흐리지만 고환 두 개가 정확하게 올라가 있고…]
지난해 이 병원은 500여건의 고양이 중성화 수술로 하남시로부터 1억여원의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병원이 올린 다른 중성화 고양이 사진에도 수상한 점이 곳곳에 발견됩니다.
지난해 8월 26일 포획했단 고양이의 경우, 포획 당시 사진은 코가 검은색이지만, 방사할 때 사진은 코가 흰색입니다.
2019년 5월 30일 포획한 고양이 경우도 코가 줄무늬인데 방사 사진에는 코가 흰 고양이로 둔갑해 있습니다.
같은 고양이 사진이 수술 전후로 다른 겁니다.
취재진이 동물보호단체와 하루동안 찾아낸 잘못된 기록은 19건에 달합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또다른 영상에는 이 병원에서 수술을 마친 고양이들이 층층이 쌓인 뜬장에서 있습니다.
[장승희/사단법인 야옹아안녕 대표 : 혹시라도 전염병 걸린 고양이가 배변하는 경우에는 밑에 있는 고양이, 또 옆으로 튀는 경우 다 전염이 될 수밖에 없는…]
해당 병원은 다른 지자체에서 포획한 고양이를 수술한 사실이 드러나 하남시로부터 보조금을 회수당한 적도 있습니다.
병원 측은 조작 의혹에 대해 "수술이 많다보니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뜬장 관리는 이미 개선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백이에 대해서는 "중성화된 수컷인 줄 알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남시는 관련 내용을 조사한 후 시정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VJ : 장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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