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사탕인데...미국서 대마 복용 어린이 4년 새 14배 이상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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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대마 성분이 든 식품을 섭취한 어린이가 4년 사이 14배 이상 늘었다.
기호용 대마 합법화 지역이 빠르게 확대된 데다, 사탕이나 초콜릿 등의 형태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아 아이들이 간식으로 착각하고 무심코 입으로 넣은 결과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기호용 대마 식품에 어린이 노출 빈도가 높아진 점도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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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호용 대마 허용 수도 2배↑
초콜릿 등 간식 모양에 '간식 착각'
미국에서 대마 성분이 든 식품을 섭취한 어린이가 4년 사이 14배 이상 늘었다. 기호용 대마 합법화 지역이 빠르게 확대된 데다, 사탕이나 초콜릿 등의 형태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아 아이들이 간식으로 착각하고 무심코 입으로 넣은 결과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기호용 대마 식품에 어린이 노출 빈도가 높아진 점도 이유로 꼽힌다.
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미 국가 독극물 데이터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2021년 사이 전국 6세 미만 아동이 의도치 않게 식용 대마를 먹었다고 신고된 사례는 7,040건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증가세다. 2017년 207건에 그쳤던 신고 건수는 2021년엔 3,054건으로 폭증했다. 4년 만에 1,375%, 14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분석을 진행한 안토니아 네마니치 시카고 러시대 응급의학센터 박사는 “응급실에서 일하기 때문에 아동 대마 노출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알고는 있었지만, (증가한) 데이터를 확인했을 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아동의 대마 섭취 급증 이유를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①미국 내 기호용 대마 허용 지역 증가 ②일반 간식과 유사한 모양 ③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가정 보육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대마 합법화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마리화나 정책 프로젝트’에 따르면 2017년 당시에는 미국 8개 주와 수도 워싱턴에서만 기호용 대마가 허용됐다. 그러나 2021년에는 19개 주가 이를 용인했다. 같은 기간 기호용 대마를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미국인 수도 6,890만 명에서 1억3,440만 명으로 2배 뛰었다.
대마를 접할 수 있는 방법도 더욱 다양해졌다. 대마초를 종이에 말아 피우는 형태로 ‘흡입’할 뿐 아니라 사탕, 과자, 초콜릿, 브라우니 형태로도 만들어져 간식처럼 섭취도 가능하다. 어린이들이 일반 군것질거리로 착각해 대마 첨가 식품을 먹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특히 이 가운데 일부 불법 상품 포장은 기성 제품과 거의 흡사한 탓에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을 경우 성인조차 헷갈릴 정도다. CNN방송은 “포장지에 향정신성 화학물질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이 포함돼 있다는 경고문이 적혀 있어도 글씨가 작아 경고 문구를 지나치기 쉽다”며 “도리토스, 치토스처럼 보이는 싸구려 불법 (대마) 식품이 유통돼 대형 식품 회사들이 해당 업체를 고소했지만 막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증 시기가 코로나19 확산 기간과 맞물린 점도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대마 관련 식품을 섭취한 아동 97.7%는 가정에서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감염병 대유행으로 어린이들이 보육 시설이 아닌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의도치 않게 대마 노출 빈도가 높아진 셈이다.
아동이 대마에 노출되면 △심장 문제 △정신 착란 △호흡 곤란 △구토 △우울증 △발작 등의 부작용이 성인보다 더 크게 나타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어른에겐 위험하지 않은 양도 체구가 작은 어린이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4년간 대마에 노출된 아동 4명 중 1명은 입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였고, 8%(573명)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대마 포함 식품을 아동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는 등 의약품·술과 같은 방법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어린이들이 뜯기 쉽지 않은 포장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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