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73 미스터리…대통령실 "軍도 몰랐는데 野, 어디서 받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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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2023.01.05.

대통령실이 북한 무인기 도발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제적으로 제기한 비행금지구역(P-73) 통과 가능성에 대해 정보의 출처에 강한 의문을 나타냈다.

우리 군과 정보당국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시점에 어떻게 야당 의원이 이를 먼저 알았느냐는 게 의혹의 골자다. 근거 없이 윤석열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주장을 했거나 아니면 민주당 의원이 문제가 되는 출처로부터 정보를 받았다는 해석도 가능해 파장이 예상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5일 저녁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야당 의원은 북한 무인기가 남산까지 왔다 간 것 같다, 은평 종로 동대문 광진구까지 왔다간 것 같다며 용산 대통령실까지 가지 않았다는 군 발표에도 불구하고 용산을 왔느냐 안 왔느냐 관점으로 보면 안 된다, 비행금지구역에 무인기가 들어왔다면 경호작전 실패라면서 비행금지 구역 통과 가능성을 거듭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28일 국회에 제출한 자료로는 비행금지구역 안쪽 얘기를 할 수가 없다"며 "야당 의원이 언론에 주장한 말은 당시 시점으로 합참도 국방부도 모르는 것이었다. 당시 발표된 자료로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야당 의원의 당시 발언이) 거짓말인 거냐. 만약에 근거가 있다면 어디서 받으신 거냐"며 "모처로부터 우리가 파악 못한 것을 입수하신 거냐. 국방부도 합참도 모르는 그런 정보는 어디서 입수하셨는지 자료의 출처를 당국에서 의문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국회 국방위 야당 의원들이 5일 오후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방공진지를 방문해 무인기 대비태세 점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1.05.

대통령실이 문제 삼는 건 지난달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이 "합참에서 보고한 비행궤적을 보니 은평, 종로, 동대문, 광진, 남산 일대까지 온 것 같다. 용산으로부터 반경 3.7㎞가 비행금지구역이다. 그 안을 통과했을 확률이 높다"고 주장한 것을 말한다. 김 의원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이다.

이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달 26일 북한의 무인기 도발 이후 28일부터 군의 전비태세 검열이 시작됐다. 1월1일 검열단이 방공레이더에서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 안쪽에 스친 항적을 발견했고 이어 군 당국은 다른 레이더에서도 확인이 되는지 크로스체크를 했다. 소형 무인기의 경우 분석이 어렵기 때문에 여러 대의 레이더 컴퓨터를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검열단이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 북쪽을 스치고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최종 판단한 게 3일이었다. 직후인 4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임석해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2.12.29.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북한 무인기 관련 자료를 제출한 건 지난달 28일이었다. 우리 당국조차 비행금지구역을 침범 당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던 시점에 어떻게 야당 의원이 이를 앞서 알았느냐는 의혹이다.

근거 없는 추측이었거나 아니면 어디서부터인가 자료를 받았다는 얘기인데 대통령실은 의구심을 나타냈다. 자료를 받았다면 우리 당국이 모르고 있던 상황에서 해당 내용을 줄 수 있는 쪽은 정상적인 경로가 아니라는 의문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지레짐작으로 말을 꾸며냈거나 접촉해서는 안 되는 상대와 내통을 했거나 그렇게밖에는 해석이 안 되는 상황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야당 측이 북한 등과 연결됐다는 물증을 갖고 있지는 않은 탓에 말을 아꼈다. 기자들 앞에 나섰던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당국에서 의문을 품고 있다는 말만으로 (의혹의 요지를) 헤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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