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야당, 무인기 용산 침투 자료 어디서 받았냐” 김영배 “바이든-날리면 시즌2”

정대연·심진용 기자 2023. 1. 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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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출한 북한 무인기 식별 경로 관련 자료. 국방위 제공

대통령실이 5일 북한 무인기가 지난달 26일 남측 영공을 침범했을 당시 용산 대통령실 일대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P-73)에 침투한 사실을 설명하면서 앞서 야당 의원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국방부도 합참도 모르는 정보는 어디에서 입수하셨는지 자료 출처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북한 무인기가 남산까지 왔다 간 것 같다”며 “비행금지구역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어제(지난달 28일) 합참에서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비행궤적을 보니까 은평구, 종로, 동대문구, 광진구, 남산 일대까지 왔다 간 것 같다”며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으로부터 반경 3.7㎞가 비행금지구역이다. 그 안을 통과했을 확률이 많다.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 안에 들어왔는지를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김영배 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북한 무인기가 용산을 지나간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당시 국방부가 제공한 북한 무인기 항적도를 근거로 “이 그림만 보면 용산을 지나간 것 같다”며 “제가 대강 보니까 은평, 서대문, 종로, 중구, 동대문, 광진, 중구, 중랑 그리고 용산도 지나갔지 않느냐는 그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합참에서 26일 브리핑을 할 때 ‘서울 북부’라고 표현했다. 이거는 현저하게 사실관계를 축소하는 발표였다고 본다”고 밝혔다.

당시 국방위에 출석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용산까지는 오지 않았던 것은 저희들이 확신한다. 단계별로 감시자산들에 의해서 다 확인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은 10일 만인 5일 입장을 번복해 북한 무인기의 용산 대통령실 일대 비행금지구역 침투 사실을 인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가 (지난달) 28일 국방위 전체회의에 자료를 제출하고 설명했다”며 “이에 대해 한 야당 의원은 북한 무인기가 남산까지 왔다 간 것 같다, 은평구, 종로, 동대문구, 광진구까지 왔다 간 것 같다면서 비행금지구역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용산 대통령실까지 가지 않았다는 군의 입장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용산을 왔느냐, 안 왔느냐의 관점으로 보면 안 된다, 비행금지구역에 무인기가 들어왔다면 경호작전 실패라면서 비행금지구역 통과 가능성을 거듭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8일 국회에 제출한, 언론에 공개한 그 자료로는 비행금지구역 안쪽 얘기를 할 수 없다”며 “야당 의원이 언론에 주장한 말은 당시 시점으로 하면 국방부도 합참도 모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발표된 자료로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거짓말이라는 거냐. 만약 근거가 있다면 어디에서 받으신 거냐. 이런 자료는 어디에서 받느냐. 모처로부터 우리가 파악 못한 것을 입수하신 거냐. 국방부도 합참도 모르는 그런 정보는 어디에서 입수하셨는지 자료의 출처를 당국에서 의문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앞선 발언의 의미를 묻는 기자 질문에 “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사안을 어떻게 이야기하실 수 있는 것인지, 그러면 비행금지구역이라고 하는 부분과 관련한 객관적인 자료를 받고 하신 것인지, 그리고 그런 정보는 어디에서 입수하셨는지 자료의 출처에 대해서 당국에서 의문을 품고 있다”며 “이 말씀 자체만으로 기자님들께서 이 부분은 잘 헤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당국은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그것은 기자님들께 맡기겠다”고 했다.

김병주 의원은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방부에서 국방위 때 그려온 비행 계선, 궤적과 현재 지도를 오버랩 시켜서 보니까 비행금지구역 북쪽을 스쳐 지나갔더라”며 “국방부에서는 극구 부인을 했다. 오히려 주장한 제가 근거 없이 주장을 한다면서 유감 표명을 했고 그걸 넘어서 유감 표명보다 더 심한 ‘이적행위를 하고 있다’고 국방부에선 발표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국방부가 제공한) 그 지도를 보고 얘기한 것”이라며 “대통령실 발언이 사실이라면, 전형적인 ‘날리면’ 식 얘기다. ‘바이든-날리면 시즌2’”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이 철 지난 색깔론으로 야당을 폄훼했다. 마녀사냥”이라며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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