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간 의사 행세한 '무면허' 졸업생‥아무도 몰랐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의사면허증을 위조해 27년간 의사 행세를 하며 환자를 진료해 온 가짜의사가 검찰수사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면허를 확인하지 않고 그를 고용하고 원장 명의로 진료를 보게 한 병원장 등 9명도 죄가 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습니다.
김민형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의 한 종합병원.
스스로를 정형외과 전문의로 소개했던 정 모 씨가 일했던 곳입니다.
정 씨는 이 병원에 취업하면서 30년 전인 1993년 보건사회부 장관이 수여했다는 의사면허증을 제출했습니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가짜 면허증이었습니다.
정 씨는 30년 전 한 의과대학을 졸업했지만 국가고시를 통한 공식 의사면허는 없었던 '무면허' 의사였습니다.
정 씨가 의사 행세를 했던 서울의 또 다른 병원도 찾아가 봤습니다.
[병원 관계자] "저도 부분적으로 들어서 내용을 정확히 잘 몰라서… (원장님이) 지금 진료랑 수술 있어서…"
'119구급대 고문으로 위촉한다'는 소방서의 위촉장은 물론, '인공관절치환술 전문'에, '의과대학 정형외과 외래 교수를 역임했다'는 이력도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환자를 진료하고 처방하려면 각종 의료전산망에 이름과 의사면허를 남겨야 하는데 어떻게 들키지 않았던 것일까.
조사 결과 정 씨는 그동안 병원장 등 다른 의사들의 명의를 빌려 전산망에 접속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정 씨는 무려 27년 동안 가짜의사로 일했습니다.
그가 일한 병원도 서울과 경기권 등 전국 60여 곳에 달합니다.
의사 면허를 보건복지부가 발급 및 관리하기 때문에, 일선 병원에서 면허 여부를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정 씨는 수술을 집도했다가 의료사고를 내고 합의한 적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 병원은 핑계를 대며 서류 제출을 미루는 정 씨를 의심하기도 했지만, 정형외과 의사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 씨가 상대적으로 적은 급여를 요구하자 문제 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정 씨를 고용해 병원장 명의로 진료하게 한 혐의로 종합병원 및 개인 병원장 등 9명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정민환 임지수 김백승 / 영상편집: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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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정민환 임지수 김백승 / 영상편집: 남은주
김민형 기자(peanu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42981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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