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늘어나는 고령 운전자 사고‥'조건부 면허' 어떻게?
[뉴스데스크]
◀ 앵커 ▶
고령 운전자들이 내는 교통사고가 부쩍 많아졌습니다.
그러자 경찰청은 내후년부터 '조건부 운전면허제'라는 걸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운전 능력에 따라 조건부로 면허를 준다는 건데, 어떻게 달라질지, 김정우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13일, 서울 등촌동의 왕복 6차선 도로.
흰색 SUV 차량이 갑자기 중간 분리대를 뚫고 전속력으로 달려와 담장을 들이받습니다.
80대 중반의 운전자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헷갈린 겁니다.
1주일 전에는 서울 문래동에서 68살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상가로 돌진해 차에 타고 있던 41살 여성과 한 살 아기가 숨졌습니다.
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인도를 덮치거나, 은행 안으로 차가 돌진해 들어오는 등 고령 운전자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목격자(2021년 5월)] "쿵쾅쿵쾅 뛰었죠. 갑자기 까만 차가 문에 쾅 하고 왔으니까."
지난 4년간 만 65세 미만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9% 줄었지만, 고령 운전자 사고는 19% 증가했습니다.
현재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고령자에게 10만 원짜리 교통카드를 주는 '면허 반납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참여율은 2% 안팎에 불과합니다.
결국 경찰청은 내후년부터 고령 운전자들에게 '조건부 면허제'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충돌 위험시 차가 자동으로 멈추는 '긴급제동장치'가 설치된 차량만 몰 수 있도록 하거나, 야간·고속도로 운전 등을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또, 자체 개발한 가상 운전 프로그램으로 고령 운전자들의 운전능력을 평가하기로 했습니다.
경찰이 개발 중인 영상입니다.
이렇게 VR을 통해 시나리오를 주고 운전 능력을 평가합니다.
무면허인 기자가 가상 운전을 해봤습니다.
"정지선 위반", "인도 침범", "사고 발생"‥
감점 요소들이 세세하게 기록되더니 결국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이창민/경찰청 운전면허계장] "VR 기반의 시뮬레이터를 통해 운전 능력을 세밀하게 진단하고, 일정 수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도로 주행 등 실제 검증을 거쳐서‥"
고령 운전자들도 운전능력 평가의 필요성에 대해선 대체로 공감하지만, 이동권에 대한 구체적 대책 없이 심사만 엄격화하는 것에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배영철(75세)] "아찔아찔한 순간은 있어요. 운행하면서도. 날씨가 변한다거나, 새벽에 나갈 때 감각이 좀 떨어질 때가 있어요. "
[최호자(75세)/ 경기 성남시] "터미널이 없어져가지고‥평택 같은 데 갈 때도 한 시간에 (버스가) 하나뿐이 없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운전하고 갑니다."
경찰은 올해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한 16가지 가상 운전 상황을 만들어 참여자를 모집한 뒤, 임상 실험에 나설 예정입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최인규 / 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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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최인규 / 영상편집: 김하은
김정우 기자(citize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42980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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