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K] 전북 미술의 어제와 오늘…도예 1세대부터 신진 작가까지
[KBS 전주] [앵커]
2023년 첫 문화K 시간입니다.
한국 도예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한봉림 작가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전북 미술의 미래, 신진 청년 작가 전시까지, 새해를 맞아 전북 화단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다채로운 전시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함께 가보시죠.
이수진 앵커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깨지고 부서진 도자들이 하나의 세계를 이뤘습니다.
버려진 고목에 움튼 새싹과 쓰임새를 갖추지 못한 흙더미도, 산이 되고, 바다가 되고 새로운 우주가 됩니다.
우리나라 도예 1세대, 반세기 넘게 도예와 현대 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적인 작품 영역을 구축해 온 한봉림 작가의 작품들입니다.
[박주연/관람객 : "작품들이 매우 역동적이고 원초적인 무언가가 느껴졌습니다. 활기차고 생기가 넘치기도 하고요. 그 안에 움직임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무척 흥미로운 작품들이었어요"]
흙과 유약, 불의 힘과 인내의 시간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완성되는 도자.
노작가는 외형적, 기능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전통적인 도예를 버리고, 끊임없이 순환하고 확장하는 생명의 철학을 담아 자신만의 도예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한봉림/도예가 : "뿔은 생명, 새싹(이에요.) 죽은 나무에서 생명이 (살아나고) 사람도 그렇잖아요. 사람이 죽었다고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그 사람이 어떻게 살다 죽었나, 그 생명, 그 느낌을 후손들이 받아서…."]
[이애선/전북도립미술관장 : "이제껏 이러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과감히 깨는 그런 새로운 해를 맞이하시는 데 아마 한봉림의 이 '영원한 운동'만한 전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시간, 고립된 시간을 보내야 했던 사람들.
단단한 보호복을 입은 우주인은 어둡고 외로운 시간에서도 꿈과 희망을 노래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이야기합니다.
똑같은 조리법의 이유식을 먹고 성장하는 현대인들.
작가는 시판 이유식을 소재로 비슷한 삶의 궤적을 쌓아가는 자신과 이웃들에게 위로를 건넵니다.
[이올/작가 : "일상적 행동 안에서 사실 강박이 존재할 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강박을 살짝 내려놓고 '괜찮아, 조금은 쉬어도 돼'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전북 화단의 미래를 일궈가고 있는 청년 작가 16명이 자신의 철학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박경덕/청년작가그룹 'C.ART' 대표 :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많이 있었지만, 작가들 사이에서도 전시를 못 하는 경우가 아주 많았어요. 그래서 꾹 참아왔던 것들도 있었고요. 올해 이태원 참사라는 큰 일이 있었는데요. 그분들에게도 위로와 응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현대 도예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멈추지 않는 도전으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온 노작가의 작품부터 뜨거운 열정으로 무장한 청년 작가들의 작품까지, 전북 화단의 어제와 오늘, 미래를 만나볼 수 있는 다채로운 전시가 2023년 새해 시작에 활기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수진 기자 (elpis10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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