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새해 첫 일정은 ‘협치’…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초대

하원은 공화당 분열에 또 의장 선출 실패, 하원 공전 상태 당분간 이어질 전망
상하원 상황 차이에 “공화당 분열” 전망도

인프라법의 중요성에 대해 연설하기 위해 4일(현지 시각) 켄터키주 커빙턴을 방문한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미치 매코널(왼쪽)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악수하려 손을 내밀고 있다. 켄터키주는 매코널 대표의 지역구다.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향후 원활한 입법을 위해 ‘협치’를 강조하는 제스처를 취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각) 취임 3년 차를 맞아 공화당 소속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함께 켄터키주(州) 코빙턴을 찾아 지난 2021년 의회가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인프라법 홍보 행사를 치렀다. 바이든 대통령이 새해 첫 공식 일정에 켄터키가 지역구인 매코널 원내대표를 초대해 일정을 함께한 것에 대해 미 정가에선 “향후 원활한 입법을 위해 대통령 첫 메시지로 ‘협치’를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 역사적인 프로젝트와 관련해 이곳에서 초당적 인사들과 새해를 시작하고 싶었다”며 “이를 통해 국가 전체에 중요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믿는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장소로 켄터키와 오하이오를 가르는 오하이오강의 클레이 웨이드 베일리 다리를 선정했다. 미 연방 정부는 이 지역 일대 다리 개선 공사 등에 총 16억3000만달러(약 2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엔 매코널 원내대표와 함께 오하이오주 공화당 주지사인 마크 드와인 등도 참석했다. 향후 민주당과 공화당 간 협동 반경을 넓혀야 한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매코널 원내대표를 향해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다. 우린 함께 협력할 수 있고 일을 해낼 수 있다”고도 했다.

한편 미 연방 하원은 이날 이틀에 걸쳐 본회의를 열고 의장 선출을 위한 재투표에 나섰지만 의장을 확정하지 못했다. 전날 세 차례 투표에도 의장을 선출하지 못한 하원은 이날 4·5·6차 투표를 진행했다. 그러나 전날에 이어 공화당 내 초강경 우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를 중심으로 ‘반란표’가 이어지면서 의장 후보인 케빈 매카시(58) 원내대표는 과반(218표) 지지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1·2차에서 203표를 얻었던 매카시는 3차엔 202표, 이날 4~6차에선 201표를 얻었다. 강경 우파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표결 전 소셜미디어에 “매카시는 큰일을 할 수 있다”며 거듭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일부 언론은 “공화당이 불과 4석 차이로 다수당을 차지하는 불안한 입지를 이용해 (강경파가) 향후 당내 활동에서 최대한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하원은 6차 투표를 마친 뒤 정회에 들어갔다. 당초 이날 저녁 7차 투표를 이어갈 방침이었지만 매카시 원내대표가 “오늘 밤 투표가 생산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이후 다음 날 정오까지 정회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매카시 원내대표와 강경파 간 대립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투표를 반복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물밑 협상을 통해 의견을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하원 공화당이 당내 분란에 휩싸인 반면, 상원 공화당은 민주당 정부와 협력하는 모습을 두고 “공화당의 향후 방향이 분열될 수 있음을 반영한다”고 했다.